내년 3월 임기를 시작하는 KT 차기 회장직을 두고 37명이 경쟁한다.
KT는 지난 5일 마감한 외부인사 공개모집에 총 30명이 지원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21명의 후보자가 개별적으로 신청했다. 나머지 9명은 전문기관(헤드헌터)을 통해 추천받은 후보자다. KT는 지난 4월부터 사내 회장 후보군에 대한 조사와 인터뷰 등을 진행해 15명에서 7명으로 압축했다. 이로써 KT 차기 회장 후보군은 총 37명으로 추려졌다. KT는 “후보자 명예 보호와 공정성 제고를 위해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KT가 회장 후보 선임 과정에서 후보 지원자 규모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회장 선출 과정에서 끊임없이 시달려온 외풍과 낙하산 논란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KT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룹사 43개, 직원 6만1000여 명(계열사 포함)에 달하는 재계 11위 KT그룹 회장직은 ‘정부가 임명하는 재계 총수’로 불린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회장이 갑자기 바뀌는 수난을 겪었다. ‘공신’들에게 나눠줄 자리가 필요한 정부가 회장을 갈아치웠다. 통신업계에선 ‘왕좌의 게임’의 왕좌, ‘반지의 제왕’의 반지에 빗대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KT 차기 회장 심사 대상 선정 작업은 KT 사외이사 4명, 사내이사 한 명으로 꾸려진 지배구조위원회가 한다. 이후 사외이사 8명 전원과 사내이사 한 명이 참여하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다음달 말까지 최종 회장 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이어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의 최종 승인 절차를 거친다. 사실상 다음달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된다.
사외인사 가운데 유력한 KT 출신 회장 후보로는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전 IT기획실장), 이상훈 전 기업고객부문장, 임헌문 전 매스총괄사장, 최두환 전 종합기술원장 등이 거론된다. 사내인사로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 사장급과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등이 꼽힌다.
김대유 KT 지배구조위원장(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은 “사내외 인사에 차별을 두지 않고 공정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외인사의 능력이 뛰어나면 사내인사는 심사 대상에 한 명도 올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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