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보다 감세가 경제 성장에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세금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발표한 ‘감세승수 추정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세금이 줄어들 때 국내총생산(GDP)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감세승수를 분석했다. 한경연은 2013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의 계절 조정자료를 기초로 정부 지출과 국세 수입, GDP를 변수로 감세승수를 추정했다. 그 결과 추정된 감세승수는 전 기간 평균 0.26, 네 분기(1년) 평균 1.02였다. 세금을 1000원 깎으면 연간 GDP가 평균 1020원 늘어난다는 의미다.
재화 및 용역 구입에 든 정부 지출 승수는 평균 0.15, 1년 평균 0.58이었다. 1000원을 감세하는 게 정부가 1000원을 더 쓰는 것보다 1.76배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홍성일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정부 지출은 소비나 투자 등 직접적 통로를 통해서만 GDP에 영향을 미치지만 감세는 경제 활동 참여 동기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며 “이 때문에 GDP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2016~2018년 법인세나 소득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7개국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인상폭도 OECD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한국의 법인세 및 소득세율 인상은 세금을 깎아주는 글로벌 추세와 거리가 있다”며 “감세가 증세를 통한 재정지출 증가보다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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