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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 내년엔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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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경제 불확실성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는 13.4%(MSCI AC 월드 지수·10월 28일 기준) 상승하며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2.3% 상승하는 데 그쳤다. 2100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장세의 연속이었다. 특히 국내 증시는 경영활동 관련 규제 강화와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경쟁력 약화의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른 기업이익 둔화와 정부 정책 부재 등이 작용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역시 낮아진 상황이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내년 주가는 코스피 2100선을 기준으로 10~15%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된 근거는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와 재정정책, 기업이익 증가, 미·중 무역전쟁 우려 완화 등 세 가지다.

첫째, 글로벌 금리 인하 공조와 재정정책은 한마디로 유동성 공급이 재개되는 것이다. 당초 미국 기준금리는 빠르게 상승해 위험자산으로서의 매력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Fed)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당분간 초저금리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0월 15일 이후 Fed는 단기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단기채 매입을 결정했다. 내년 2분기까지라는 매입 기간을 감안하면 벤 버냉키 전 의장 시절 2차 양적완화에 육박하는 규모의 유동성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결국 ‘저금리+유동성 공급’ 형태로 위험자산의 매력도를 높일 전망이다. 달러 약세 기대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주가의 상대적 강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둘째, 코스피 기업 이익 증가다. 우선 기업에 유리한 비용 환경과 글로벌 통화 완화 정책으로 국내 기업의 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다. 경기 반등세가 이어질 경우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이익 전망은 올해보다 좋아질 전망이다.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약 17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올해 전체 예상치 대비 약 23% 증가한 수치다. 이익 개선은 반도체가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셋째, 미·중 무역협상의 점진적 타결에 대한 기대다. 당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미국 소비지표의 빠른 둔화, 트럼프 지지율 악화에 따라 내년 재선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미·중 간 합의를 빠르게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 지식재산권 문제와 협상 일괄타결에서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내년 양측 간 무역협상은 완만한 잡음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거시 환경을 고려해 볼 때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목할 업종은 역시 정보기술(IT) 관련주다. 경기 민감산업의 중심이 중후장대(소재·산업재) 중심에서 소프트산업(반도체·인터넷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투자의 핵심 중간재는 반도체다. 5세대(5G) 통신 인프라 보급은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일 것이다. 미디어 업종 역시 관심을 가질 만하다.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매출원가율은 과거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바이오 분야에서 플랫폼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 확장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

안예희 KB증권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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