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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영화 같은 삶 살았던 혁신가 잡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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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10월, 미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었던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자 전 세계 모든 젊은이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의 이름을 내건 책이 앞다퉈 출간됐고, 할리우드에서는 그를 주인공으로 한 전기 영화가 2년의 간격을 두고 두 편이 제작되기까지 했다. 흔치 않은 일이다. 아카데미 수상 경력이 있는 대니 보일 감독과 천재 소리를 듣는 각본가 에런 소킨이 이미 한 번 제작된 이야기를 다시 영화로 만들겠다고 달려들었을 정도로 그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입양아로 인생을 시작한 그는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고 세상을 바꿔 놓았다. 정치도, 혁명도, 예술도 아닌 스마트폰이란 고작 하나의 물건. 이제는 생필품이 돼 버린 납작한 전자기기 하나로 잡스는 혁신과 진보를 일궈냈다. 그가 만든 ‘아이폰’은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모바일이란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연 것이다.

얼마 전 발매된 새로운 아이폰을 놓고도 많은 이들은 여전히 잡스를 논한다. 그는 자신이 생각한 방향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회사 직원과 가족에게 고함을 치고 상처를 주는 말을 자주 내뱉은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차를 회사 장애인 주차장에 대는 고약한 버릇으로 지탄받기도 했다. 사적으로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사람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상에 몇 되지 않는 진정한 혁신가로 여겨진다.

1997년, 애플에서 쫓겨났다 다시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란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며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마하트마 간디, 파블로 피카소, 토머스 에디슨, 마틴 루터 킹 등 위대한 인물의 흑백사진이 차례로 나열된 TV광고엔 다음과 같은 내레이션이 흐른다. “여기 미친 이들이 있습니다. 혁명가, 문제아, 하지만 이들은 사물을 다르게 봅니다. 다른 이들은 미쳤다고 말하지만, 저희는 그들에게서 천재성을 봅니다. 미쳐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잡스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과 프레젠테이션으로 신제품을 낼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광고 하나 없이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그가 이끄는 애플의 신념은 대중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고 그들을 이끌었다. 사람들은 애플의 신제품을 사기 위해 몇 날 며칠 줄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애플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자기기 제조회사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사람조차 드물 것이다.

잡스는 자신이 만드는 것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것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팔지 않았다. 그는 애플 내부 임직원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마케팅의 본질, 애플의 핵심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애플은 편리한 박스(컴퓨터)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존재하는 곳입니다. 나는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자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란 사실을 믿습니다. 나에게 있어 마케팅의 본질은 가치입니다.”

본질을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고, 본질을 잃지 않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는 것 같다. 세상의 방향이 부디 핵심 가치를 놓치지 않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길 바란다. 내 인생에, 내가 하는 일에 미친 사람들이 생기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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