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하루’ 이태리가 ‘비밀’을 밝혔다.
지난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에서는 비밀과 능소화의 스테이지가 똑같이 흘러가는 것에 의문과 두려움을 품은 진미채(이태리)의 모습이 그려졌다. 능소화의 존재를 알게 된 백경(이재욱)이 기억을 떠올렸을까 두려워하고 또 자아를 다시 찾은 하루(로운)에게 단오(김혜윤)와의 인연이 책 ‘비밀’이 아니었음을 밝히며 기억의 시작을 알렸다.
이로서 비밀과 능소화의 평행선이 있음이 드러났고 꾸준히 작품에 등장하며 자아를 가진 존재로 모든 시간을 견뎌야 하는 진미채에게도 안타까운 시선이 모아졌다.
백경은 책 능소화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진미채를 찾아갔고 진미채는 능소화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 너스레를 떨며 백경에 두려움 섞인 경계를 드러냈다.
기억이 돌아온 하루와. 단오, 백경의 스테이지를 멀리서 지켜봐 온 진미채는 “이래서야 전작하고 완전히 똑같잖아. 도대체 작가는 무슨 생각으로”라며 걱정했고 진미채가 미처 태우지 못한 능소화를 발견한 백경은 ‘비밀’과 ‘능소화’의 스테이지가 겹친다는 것을 알아채고 혼란스러워 한다.
자아를 다시 찾은 하루는 하루와 단오가 오래 전부터 얽혀온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루는 능소화를 바라보며 “제 기억 안에 이 꽃이 있습니다”라고 진미채에 물었다. “꿈인 줄 알았는데, 꿈이 아닙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입니까? 아니면 일어났던 일입니까” 이에 진미채는 “내가 네 시작의 답을 줄 수 없었던 이유야. 네 시작은 여기 ‘비밀’이 아니거든”이라며 기억의 시작을 알렸다.
진미채는 책 ‘비밀’이 자리했던 장소에서 “일어났던 일이고. 이러날 일이지..” “캐릭터를 쓰고 또 쓰고 스토리의 대사까지 똑같은데. 이건 뭐 자아가 안 생기는 게 어렵겠어. 책은 태웠어도.. 내가 막을 수 없는게 있으니까..”라며 읊조렸고 또 책이 있었던 빈 공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모두 알게 되면 그 비극을 또 봐야할지도. 절 여러 작품에 등장 시키는건 좋은데 참 잔인하시네. 이럴 거면 내 자아도 없애주던가“라며 비극에 대한 암시와 또 다른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에 시청자는 진미채에 안타까운 반응이다. 모든 것을 기억하고 지니고 살아야 하는 진미채에게 흘러간 시절에 공감을 보내고 있다. 모든 상황을 뒤틀리는 것도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무의미 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애써 밝히지 않고 간직만 해 온 상황. 하지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진미채도 ‘비밀’의 쉐도우에 혼란스러워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진미채가 백경을 두려워하고 은단오의 스테이지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이유, 또 하루의 시작을 알려준 이유, 진미채가 자아를 갖고 계속 존재하는 이유 등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이유가 ‘어하루’의 궁금증에 큰 의문으로 자리하고 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인물 진미채에게 작가는 어떤 설정 값을 내려준 것일까?
이처럼 회를 거듭하며 능소화의 존재에 가까워질수록 이태리의 무게감이 점점 더 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안정된 연기는 극의 몰입을 높이고 미세한 움직임과 대사 한마디는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한편 책이 있던 자리에 남은 수상한 공간을 넘어서 능소화의 한 장면이 그려졌다. 은단오를 위해 떠나려는 하루와 그에 분노하는 백경. 그 곳에서도 자신의 시작을 모르는 하루는 “제 시작에 대한 답이 없다면 그것을 찾아 떠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백경은 “넌 날 떠날 수 없어 떠나면 안 되니까, 그게 네가 태어나고 존재했던 이유”라고 밝힌다. 진미채는 과거에서도 이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렇듯 진미채가 기억하고 수 없이 읽어온 능소화가 공간을 넘어 과거의 한 장면으로 드러났고 비밀과 능소화의 평행선이 눈앞에 그려지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기대케 하고 있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u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