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대로 인하됐다. 지난 7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 금리인하 결정이다. 추가 인하는 올해보다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보는 증시전문가들이 많다. 미중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미국의 경기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어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30일(현지시간) FOMC 이틀째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춘 1.50~1.75%로 하향 조정했다.
FOMC 위원 10명 가운데 두 명은 금리인하를 반대했다. 지난 9월 회의에서 반대했던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연방은행,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 등 2명이 또 다시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성명서에서는 '경기 확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act as appropriate to sustain expansion)'이라는 문구가 '적절한 금리경로를 모색할 것(assess the appropriate rate path)'이라는 문구로 변경됐고 소비, 물가 등 평가도 다소 매파적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 추가 인하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정책 결정문의 문구 조정은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며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통화정책이 적정 상태에 있으며, 현 스탠스 유지가 적절해보인다'라는 발언 역시 Fed의 보험성 금리인하가 0.75%포인트 인하로 마무리된다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ed는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금리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이를 감안하면 12월 FOMC에서는 기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내년에 추가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간 1차 무역합의가 이뤄지겠지만 2~3차 합의에는 난항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미국이 기존에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복원할 가능성이 낮아 내년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연 1.9% 증가하면서 1분기(3.1%), 2분기(2.0%)에 이어 추가로 둔화됐다"며 "미국 경기는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둔화되고 있는데 향후 유의미한 미중 협상 합의가 없다면 내수 부진은 지속 될 것"이라며 내년 추가 인하를 내다봤다.
씨티그룹도 "Fed가 내년까지 현 금리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향후 인플레이션이 약화될 전망이기 때문에 내년 말까지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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