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08:55)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바야흐로 ‘독창성’을 중시하는 ‘개성 시대’입니다. 더 이상 남을 따라하지도 않고 ‘나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습니다. 유행이랍시고 우르르 몰려다니지도 않습니다.
물론 ‘뉴트로’(새로운 복고) 트렌드가 패션업계를 휩쓸고 있지만 그 안에서 개성을 살린 ‘나만의 패션’을 강조하는 멋드러진 젊은 세대들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코오롱스포츠가 청계산 입구에 ‘솟솟618’ 매장을 연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올해 46주년이나 됐지만 젊은 층을 겨냥하기 위해 ‘DIY 네임택’을 만드는 공방을 만들고 맛난 음료와 디저트를 파는 카페를 들여놨습니다.
매장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네임택을 만드는 아래층에는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북적였습니다. 기본 요금 8000원에 호루라기, 와펜 등 추가 장식을 1000~3000원에 추가해서 달 수 있게 했습니다. 13자 안에서 영문 문구를 고르고 원하는 폰트, 하트나 상록수, 비행기 등의 무늬 등을 고를 수 있게 했으니 그야말로 ‘세상에 하나뿐인 네임택’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네임택 제작 안내문에도 ‘의미있는 나만의 것’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만드는 순서는 ‘새기고 싶은 문구와 폰트’를 고른 뒤 ‘문구를 새길 테이프의 길이, 색상을 선택’하고 이모티콘, 카라비나, 추가 장식품 등을 선택하면 됩니다. 자수를 새기는 게 걸리는 시간은 약 10여분.
그러나 이미 주문이 많이 밀려있어 2주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솟솟618에는 이미 만들어놓은 네임택 샘플이 여럿 비치돼있었는데요, 코오롱스포츠의 광고모델인 배우 류준열의 이름을 새긴 네임택도 있었습니다. 네임택 제작 담당자 얘기로는 류준열 씨의 팬클럽이 이미 800개 이상 단체 주문을 넣었다고 합니다. 뉴트로라는 단어가 더 이상 새롭지 않듯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나만의 것’을 찾는 문화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듯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복고라고 부르는 것이 더 이상 과거의 문화가 아니고, 지금 새롭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이 ‘세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좀 오래돼보이지만 남은 부자재를 네임택 재료로 활용하는 코오롱스포츠의 체험형 매장을 가보고 느낀 점입니다. 게다가 재고를 버리지 않고 이렇게 사용한다면 기업으로서도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고, 소비자들도 ‘친환경 소비’, ‘착한 소비’에 동참한다고 느끼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저도 빈티지한 그린색 테이프를 고르고 이것저것 추가 장식을 골랐는데요, 2주 뒤에 택배로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그때까지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굳이 ‘브랜드가 46년이나 됐다’는 걸 알아주지 않더라도, 소나무 모양의 ‘솟솟’ 로고를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를 ‘체험’할 수만 있다면 코오롱스포츠의 전략은 성공적인 게 아닐까요.(끝) /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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