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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옷 주문 2시간 반이면 완성…스토어 팩토리가 의류산업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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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커플이 의류매장에 와서 나만의 스웨터를 주문한다고 합시다. 그런 뒤 영화를 보고 오면 옷이 나와 있게 됩니다.”

토마스 그리스 독일 아헨공대 교수(기계공학부·사진)는 28일 서울 남산 힐튼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2시간30분 정도면 고객이 주문한 옷을 만들 수 있는 ‘스토어 팩토리(store factory)’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교수는 아디다스가 23년 만에 독일에 세운 신발공장인 ‘스피드 팩토리’의 설계자 역할을 했다. 스피드 팩토리는 아디다스와 독일 정부, 아헨공대가 공동작업을 통해 2016년 말 독일 안스바흐에 건립한 신발공장이다. 연 50만 켤레의 운동화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재의 수작업 방식으론 600명이 필요하지만 이 공장은 로봇과 3차원(3D) 프린터 등을 활용해 생산 현장에는 10명만 투입하고 있다.

그는 “소비자들은 점차 나만의 제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에 응하려면 맞춤형 생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토어 팩토리가 의류산업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로봇·3D 프린터 등을 갖추고 맞춤형 제품 생산을 위해 세워진 작은 공장을 ‘마이크로 팩토리(micro factory)’라고 한다. 스토어 팩토리는 이런 마이크로 팩토리가 매장에 들어선 것을 의미한다. 의류를 제작할 경우 보디 스캐너, 디자인 스테이션(컴퓨터), 편직기 등을 갖추게 된다.

그리스 교수는 “스토어 팩토리가 처음 선보인 것은 2016년 말 베를린의 한 쇼핑몰로 일종의 테스트 시설이었다”며 “나만의 스웨터를 입고 싶어하는 소비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확산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서울에 스토어 팩토리가 문을 연다”며 “업체와의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구체적인 지역과 제품, 업체명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토어 팩토리의 확산 여부는 전적으로 고객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나만의 컬러와 패턴의 옷을 선호하는 유행 선도자들은 스토어 팩토리에 주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교수는 아헨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부터 아헨공대 교수와 동대학 섬유기술연구소(ITA) 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의 생산기술연구원 등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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