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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동네 마트에 휴머니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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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털이 나고, 마트에는 원시 부족민들이 일하고 있다. tvN 금요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사진)에 나오는 설정들이다. 이 드라마에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예측불가의 B급 유머들로 가득하다. 엉뚱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마음 따뜻해지는 휴머니즘도 가미돼 있다. 이런 독특하고 참신한 시도로 기존 드라마의 형식을 해체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이 드라마는 김규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잘나가던 대기업 이사 정복동(김병철 분)이 본사에서 쫓겨나 망해가는 계열사 마트 ‘천리마마트’ 사장으로 가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복동은 마트로 간 이후 이상한 일들을 자꾸 벌인다. 그런데 오히려 매출은 빠르게 늘어간다.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복선과 개연성으로 복잡하게 얽힌 최근 드라마들과 달리 돌발적인 웃음을 던지는 데 집중한다. 정복동이 쫓겨난 이유부터 그렇다. 회장이 자동차에 바르면 털이 나는 왁스를 개발하겠다고 하자, 정복동은 반대를 하고 이 때문에 쫓겨난다. 마트에 채용된 원시 부족 ‘빠야족’은 마트 입구에서부터 손님에게 동전을 받아 ‘인간 카트’로 활약한다. 정복동이 뜬금없이 춤을 추거나 피리를 부는 장면 등은 인도 발리우드 영화를 연상시킨다.

보통 한 회마다 하나의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 사건들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정복동만의 경영 철학이 담긴다. 정복동은 망해가는 묵 제조업체 사장에게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하고 마음껏 마트에서 묵을 팔게 한다. 그의 제안에 감동을 받은 묵 제조업체 사장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을 담아 천리마마트에만 납품하는 ‘수라묵’을 만든다. 이 묵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마트 매출은 급상승하게 된다. 정복동은 마트 계산대에 종일 서 있는 직원들을 위해 계산대 옆에 온돌을 깔아놓기도 한다. 현실에선 보기 힘든 동화 같은 설정들로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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