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선포식 행사 사흘 동안 전국에서 3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것을 보고 침체에 빠진 울산을 다시 일어서게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친환경 생태·에너지 관광도시로 도약해 울산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송철호 울산시장(사진)은 지난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화강 국가정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2023년까지 세부적인 정원 조성과 모델 개발, 정원식물 및 기자재 상품화, 정원소재 연구개발, 관광자원화 등 울산 국가정원의 로드맵 구축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태화강 백리대숲 조성사업과 태화강국제영화제 개최 등 산업과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도시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송 시장은 “미래 먹거리 기반을 구축하는 ‘7브릿지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 울산의 제조업 체질을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과 관광서비스산업 등을 연계해 고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울산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선포식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습니다.
“십리대숲과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는 둔치, 연어가 회귀하는 맑은 물, 철새가 몰려드는 환경 등 태화강은 그 자체만으로도 스토리텔링이 풍부한 세계적인 문화관광상품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과 달리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수변생태정원이라는 독특함도 강점입니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기까지 지난 20여 년간 태화강을 ‘생명의 강’으로 복원한 시민들의 끈질긴 열정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어떻게 가꿀 계획입니까?
“지난해 수립한 제1차 정원진흥 실시계획에 따라 2029년까지 3단계 로드맵으로 정원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2021년까지 1단계 기반 구축기에는 국가정원 운영관리 체계를 갖추고 체계적인 정원 조성관리와 정원모델 개발에 나서겠습니다. 2025년까지 2단계 성장기에는 국가정원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정원식물과 기자재 브랜드화 등 정원산업 진흥에 나설 것입니다. 2029년까지 3단계 중흥기에는 정원을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승화시키고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등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국가정원,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이때쯤이면 조경과 화훼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정원산업이 새로운 지역경제 발전모델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백리대숲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해 우리나라 생태관광지 26선에 선정된 태화강 십리대숲을 백리대숲으로 확장해 관광명소화하려고 합니다. 이 사업에 동서발전, 경남은행, 울산농협, SK에너지, 에쓰오일, LS니꼬동제련, 비아이티 등 63개 기업이 참여해 대나무 식재공사, 테마쉼터 조성 등 백리대숲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내년 12월까지 태화강 상류인 울주군 석남사에서 선바위, 십리대숲을 거쳐 하류 명촌교에 이르는 40㎞(100리) 구간에 대나무를 심는 백리대숲 조성사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태화강에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10년 전만 해도 울산 하면 공장 굴뚝과 회색 연기부터 연상했던 게 사실입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이런 울산을 세계적인 생태·에너지 관광도시로 변모시키는 핵심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영화제 용역전문기관인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영화연구소는 다른 도시 영화제와 차별화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와 미국 뉴욕 트아베카영화제와 같은 복합문화축제 개념의 영화제를 울산시에 제안했습니다. 두 축제는 영화제에 음악, 게임, 가상·증강현실 등 다양한 미디어 기술을 융합해 젊은이와 중장년 등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어 울산시가 벤치마킹하기에 최적이라고 합니다. 인간과 자연, 행위와 삶, 혁신과 재생, 연대와 공존 등에 두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통해 문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영화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해상풍력발전사업에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울산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해상풍력 국산화 기술 개발과 민간 주도 발전단지 조성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에 참여하는 민간투자사는 덴마크 투자운용사 CIP(SK E&S와 합작), 영국 투자사 GIG, 스웨덴 코엔스헥시콘, 노르웨이 국영 석유·전력회사 에퀴노르, 미국계 윈드파워코리아(WPK) 등 다섯 곳에 이릅니다. 민간 투자사들은 사업타당성 분석을 통해 2030년까지 1~2GW급 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전체 발전용량은 6.1~6.6GW 규모로 총투자금액은 40조원에 이릅니다. 덴마크 영국 등 해상풍력발전 선도국가 투자사는 물론 대사관들까지 울산을 방문해 저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울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유식 해상풍력 국제포럼 2019’에서는 해외 민간 참여기업들이 해상풍력발전 제품의 상당 부분을 국산 기자재로 채우겠다고 제안하는 것을 보면 울산 해상풍력발전사업의 사업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수소도시 건설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울산시는 2030년까지 울산에 50만 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수소충전소 확충, 수소산업진흥원 설립, 200개 이상 수소전문기업 육성 등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7브릿지’로 불리는 일곱 가지 성장다리, 즉 일곱 가지 미래먹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성과는 어떻습니까.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수소 경제, 동북아시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 등 친환경 에너지산업 기반 확충과 울산 첫 국립병원, 외곽순환도로와 트램, 도시철도망 등 미래 30년의 초석을 놓을 핵심 사업들입니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사업을 시작으로 대부분 사업들이 원만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물론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들이 정부나 민간으로부터 아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울산 경제가 불황의 탈출을 선언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확신합니다.”
▷내년 사업계획도 경제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울산 경제를 살리는 게 핵심 목표입니다.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3대 주력 산업은 패러다임 변화(친환경, 스마트화)에 맞춰 연구개발과 실증, 사업화, 인력 양성 등을 지속 지원할 방침입니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과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 등 새로운 성장산업의 경우 구심점이 될 인프라 구축과 민자 유치 등을 통해 산업 기반을 튼튼하게 키워나가겠습니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고전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도 더욱 확대하겠습니다. 청년, 중장년, 여성, 어르신 등 계층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내고 ‘시민이 행복한 울산’ ‘사람이 모이는 울산’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과 문화, 의료 등 정주 여건 개선에도 힘쓰겠습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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