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탄생 46년째인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가 ‘솟솟’이라는 새로운 한글 간판(로고)을 단 매장으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시작했다. ‘뉴트로’(새로운 복고)를 선호하는 젊은 층에는 브랜드 역사와 전통을 알리고, 장년층에는 옛 추억을 자극해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솟솟은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다. 브랜드 역사와 콘셉트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차를 마시며 이야기할 수 있는 카페이자 나만의 메시지나 이니셜을 넣은 소품을 제작할 수 있는 공방 역할도 한다. 점포의 간판은 코오롱스포츠 로고 모양을 보이는 대로 한글로 쓴 ‘솟솟’을 기본으로 지역 특징을 뒤에 덧붙이기로 했다.
첫 매장은 지난 24일 서울 청계산 입구에 문을 연 ‘솟솟618’이다. 618은 청계산 높이(해발 618m)를 의미한다. 솟솟618은 코오롱스포츠의 야심작이다. 그동안 코오롱스포츠의 후원을 받은 원정대가 다녀온 고산 지역의 돌, 목재 등을 활용해 매장을 꾸몄다. 새로 구입한 건 하나도 없다. 버려진 자재를 재활용해 나무 의자, 테이블을 제작했다.
벽 한쪽에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코오롱등산학교(옛 레스코등산학교) 참가자들의 사진과 벽난로를 들여놓았다.
등산객들이 코오롱스포츠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1층은 카페로 운영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패션 브랜드 ‘에피그램’의 ‘올모스트홈 카페’와 협업해 솟솟618 한정판 차, 디저트 등을 판매한다. 밖에서 보면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이 아니라 ‘예쁜 카페’처럼 보여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나무를 잘라 만든 컵받침, 화산 지형에서 착안한 디저트 플레이팅 등 젊은 층을 겨냥한 차별화 콘텐츠가 즐비하다.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나만의 네임택’을 제작해주는 공방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코오롱스포츠가 보관해온 부자재를 버리지 않고 여기에 모아놨다. 가방과 옷, 캐리어 등에 달 수 있는 네임택은 다양한 형태로 주문할 수 있다. 개장 이틀 만에 주문이 몰려들어 2주 뒤에나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코오롱스포츠는 솟솟618을 꾸미면서 ‘역사’에 가장 공을 들였다. 1970년대 매장 사진과 당시에 판매했던 제품들을 전시한 배경이다. 코오롱스포츠가 고객들로부터 재구입해 모아놓은 물건이다. 옛날 디자인에서 착안해 새로 내놓은 ‘헤리티지 라인’ 신제품도 솟솟618과 함께 선보였다.
코오롱스포츠는 솟솟618에 이어 서울 세운상가 등에 솟솟 시리즈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한경애 코오롱FnC 전무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정체성을 상실하는 게 안타까워 본질로 돌아가자는 취지로 리브랜딩에 나섰다”며 “한국에도 좋은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을 젊은 층에 알리고 그들과 소통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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