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조사관’ 이요원이 과거 본인의 아픔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이요원은 ‘방관’ 역시 간접적인 학대라는 것을 날카롭게 짚으며 아동 인권·성범죄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물음을 던졌다.
24일 방영된 OCN 수목드라마 ‘달리는 조사관’ 12회에서 한윤서(이요원)와 배홍태(최귀화)는 시설의 후원자(손진환)에게 납치된 유미래(이수민)를 구출했다. 여기에 연쇄살인범 최철수(이강우 분)가 한윤서 동생 사건의 용의자였다는 사실도 밝혀지기도 했다.
이날 보육 시설은 발칵 뒤집혔다. 거짓 제보로 인해 강제 귀가 조치를 받은 유미래가 원장실에 잠입해 아름(박하윤)을 데리고 도망쳤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들은 한윤서는 유미래의 연락을 받지 않았던 것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한윤서와 배홍태는 시설과 유미래의 엄마를 찾아갔지만, 되돌아온 것은 단순한 가출일 거라며 대수롭지 않은 답변뿐이었다. 하지만 보육 시설 원장(송영재 분)이 딸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그제서야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조사관들도 보육 시설 원장을 의심했다. 그러던 중 시설의 간호사가 조사관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최소연(전유림)이 수영장에서 하혈 때문에 퇴소하면서 먼 친척 집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간호사는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미안해했다. 그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관들은 유미래가 사라진 일과 연관됐을 가능성에, 최소연을 찾기로 했다.
최소연은 조사관들 추측대로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했던 상태였다. 범인은 시설 원장이 아니라 후원자 김 원장이었다. 김 원장의 범죄사실을 알았던 유미래는 그를 협박해 돈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실패했고, 함께 시설을 나온 아름과 함께 위험에 처했다. 위급사항에서 한윤서가 선물해 준 고체 향수를 떨어뜨려 자신의 위치를 알린 유미래, 그리고 이를 발견한 한윤서와 배홍태는 김 원장에게 납치당한 두 사람을 무사히 구출할 수 있었다. 이후 인권위는 김 원장을 성범죄자로 고발했고,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는 징계수단을 사용하는 보육 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한윤서는 중립을 철저히 지키던 과거와 달리 감정적이었다. 10대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범 최철수 재판 소식과 함께, 유미래를 보며 과거 동생의 사건이 떠올랐기 때문. 성폭행을 당한 것도, 도움이 필요한 순간 자신이 연락을 놓친 것도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는 한윤서의 사과가 깊게 닿은 이유다. 특히 연쇄살인범 최철수가 과거 동생 사건의 용의자였다는 사실은 충격을 안겼다. 말미에는 사형을 선고받은 최철수 그리고 그의 변호사 오태문. 한윤서 가족이 겪은 비극적인 사건과 얽혀있는 최철수의 등장은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아동학대 및 성범죄문제를 다룬 이번 에피소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후원을 위해 침묵을 택한 시설 원장은 자신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침묵으로 인해 스스로를 지키고자 했던 유미래의 작은 발버둥이 씁쓸한 현실을 비추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때문에 “이곳의 주인은 아이들이며,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다. 알려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 가장 큰 학대”라는 한윤서의 뼈 있는 일침은 그 어느 때 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
한편,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은 매주 수, 목 밤 11시에 방송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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