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공식적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이철희 의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민주당 내에서 현역 ‘물갈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표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랜 고민과 가족 회의 끝에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가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며 “제20대 국회 구성원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반성과 참회를 해야 한다”고 불출마 사유를 밝혔다.
이어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정의만을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겠다는 초심이 흔들린 것은 아닌가 아파하며 보낸 불면의 밤이 많았다”며 “중립적 시민 혹은 저를 지지했던 시민들에게서조차 ‘실망했다’라는 말을 듣는 일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했다. 최근 민주당이 ‘조국 정국’을 거치며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아온 것이 표 의원 불출마의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1호 영입 인재’로 발탁했다.
앞서 같은 당 이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표 의원과 이 의원의 잇단 불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민주당의 공천 물갈이가 탄력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당에서는 두 의원 외에도 5선의 원혜영 의원과 초선인 서형수·제윤경·김성수 의원 등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민주당은 다음달부터 시행하는 현역 의원에 대한 최종 평가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에게 강력한 페널티를 부여키로 하는 등 물갈이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중진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식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은 물론 불출마 의사를 내비친 의원 대부분이 초선 의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선보다는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불출마 선언이 나오는 게 맞다고 본다”며 “초선 의원들이 당과 정치에 실망해 정치권을 떠나는 그림이 내년 총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민주당과 달리 불출마 관련 움직임이 거의 포착되지 않고 있다. 6선의 김무성 의원과 초선인 유민봉·윤상직·조훈현 의원 등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공식 불출마 선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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