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펀드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편법 거래한 것으로 드러난 포트코리아운용과 라움운용에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두 운용사는 신생 운용사임에도 라임운용과 마찬가지로 CB BW 등 메자닌펀드 위주의 판매 전략으로 지난해부터 운용 규모를 급격하게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포트코리아운용의 순자산은 1조4043억원으로 지난해 말(4809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5097억원을 보유한 라움운용도 지난해 말보다 2000억원가량 순자산이 늘었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들 두 운용사는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코스닥벤처펀드 열풍으로 시작된 메자닌 투자를 통해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 두 운용사가 보유한 전체 펀드 자산 가운데 메자닌 등 혼합자산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코리아운용은 전체 자산의 절반이 넘는 7291억원이, 라움운용은 80%가량인 4067억원이 혼합자산 펀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들 두 운용사는 모자펀드 구조나 총수익스와프(TRS) 등 라임운용의 ‘성공 법칙’을 고스란히 벤치마킹하면서 외형을 불려왔기 때문에 업계에선 ‘라임 아바타’로 불리고 있다”며 “라임운용과 메자닌 자산을 서로 주고받은 사실까지 드러났기 때문에 향후 투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환매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라임운용과 달리 고객이 대부분 증권사를 통해 가입한 데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트코리아운용은 KB증권(27.4%)과 신한금융투자(13.0%)의 판매 비중이 40%가량을 차지했고 라움운용은 미래에셋대우(30.9%)와 대신증권(20.2%) 의존도가 절반을 넘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라임자산운용이 운영 면에서 잘못을 했다고 보고 있다”며 “제일 중요한 건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질서 있고 공정하게 환매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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