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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맞은 유통가…예술작품으로 고객 발길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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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이 풍부해지는 계절인 가을을 맞아 유통가에서는 문화행사를 대거 기획했다. 문화생활을 위해 나들이에 나선 고객의 발걸음 뿐 아니라 지갑도 잡기 위해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오는 31일까지 '현대미술관'으로 변신한다. 국내 현대미술 작가들과 함께 '순간을 조각에 담다' 전시회를 열어 백화점 곳곳을 조각·설치예술·미디어 아트 등 100여 점의 현대미술작품으로 꾸민다.

전시에는 '긴 여정' 시리즈가 유명한 정욱장 울산대학교 교수, 빛을 활용한 유리공예 설치작으로 주목받은 이후창 작가, '자연의 소리' 설치조각을 선보인 이성옥 작가 등 6명이 참여한다. 20일에는 작가와 고객이 만날 수 있는 '아트 토크'도 진행한다. 이후창 작가의 작품 세계와 '일상생활의 환경조각'를 주제로 한 강연이다.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하이엔드 미술품 매장 '벨라뮈제'를 다음달 말까지 팝업 매장으로 운영한다. 매장에서는 고가 미술품의 원본이 아닌 레플리카(모작) 작품을 전시하지만 일반 고객들도 방문해 감상할 수 있다.

벨라뮈제에서는 1000만달러에 판매되는 '후랭키 화백'의 'hoo1906070149'를 비롯해 약 500만달러로 판매가를 책정한 리오넬 에스테브의 'Museum Sevres Collection_SANS TITRE_IV' 등을 선보인다. 현재까지 계약된 작품으로는 후랭키 화백의 콜렉션 작품 5점이 총 5000만달러에 계약됐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배한성 한국예술문화평가원 이사장과 손잡고 벨라뮈제 매장을 기획했다. 실제 작품은 고객이 구매를 결정하게 되면 직접 배송으로 전달된다. 롯데백화점은 고객 반응 등을 고려해 팝업 기간 이후 정식매장으로 입점을 검토할 계획이다.

신세계의 편집숍 '분더샵'은 '서울패션위크' 주간을 맞아 오는 24일까지 청담점에서 '분더샵 패션위크'를 실시한다. 'K컬처'를 주제로 국내 유명 디자이너와 매거진, 예술 작품 등을 선보인다.

'록(ROKH)', '유돈초이(Eudon Choi)', '순일(Soonil)', '기린(Kirin)', '혜인서', '강혁', '바조우' 등 젊은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팝업 매장 형식으로 준비한다. 세계에서 주목 받는 한국 작가들의 현대 미술도 만날 수 있다. 시각예술가 그라플렉스(Grafflex)의 그림과 피규어, 오브제 등을 매장 곳곳에서 선보인다. 스니커즈와 운동화를 해체하면서 조형물을 만들어내는 작가 루디(Rudy)의 작품도 전시한다. 스트리트 패션 사진작가 1세대인 구영준과 목공예 작가 김동귀의 작품도 선보인다.

GS홈쇼핑은 다음달 4일부터 15일까지 본사에서 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과 함께 '세상의 중심에서'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하고 그 중심에 서있는 예술가들이 각기 다른 모양의 창을 통해 소통한다'는 주제로 회화·설치·미디어·영상·사운드·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된 전시다. 총 20개팀의 작품 60여점을 만나 볼 수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주 52시간제 도입과 '워라밸' 기조 확산으로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브랜드와 상품 경쟁만으로는 기존 백화점이나 다른 유통채널과 차별화하기 어렵다"며 "백화점을 콘텐츠 체험공간으로 변화시켜 백화점을 찾는 방문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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