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가입자 1000만 명을 넘겼다. 반면 케이뱅크는 적자에 빠져 있다가 자본을 확충하지 못해 대출까지 중단했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온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제3 인터넷은행에 뛰어드는 곳은 ‘포스트카카오뱅크’를 목표로 삼는다. 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거의 전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공인인증서 없이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송금하는 등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 1분기엔 영업이익 66억원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가입자 1000만 명을 넘겼다. 시중은행도 카카오뱅크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면서 모바일뱅킹을 개편하고 있다.
성공 사례만 있는 건 아니다. 카카오뱅크보다 먼저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케이뱅크는 출범 당시 20여 개사가 지분을 쪼개 보유하는 등 주주 구성이 복잡했고 대주주 지분이 미미했다. 의사결정 과정이나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두 은행 모두 같은 해 출범했지만 규모 차이는 크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수신 잔액은 17조5735억원, 대출 잔액은 11조3276억원이다. 케이뱅크는 수신 잔액 2조5500억원, 대출 잔액 1조5800억원에 그쳤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넘게 대출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KT를 대주주로 전환해 자본을 확충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KT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지난 1분기엔 적자폭이 확대돼 241억원의 손실을 내는 등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신규 투자를 유치해야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하태형 수원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 몇 곳을 새로 인가해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인터넷은행이 자유롭게 영업하고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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