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은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환자가 다시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최종 목표지요.”
지난 1일 취임한 방문석 신임 국립교통재활병원장(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58·사진)은 재활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은 교통사고 후유 장애인을 위한 공공의료 실천을 목적으로 2014년 10월 국토교통부 설립 의료기관으로 개원했다. 서울대병원은 가톨릭중앙의료원에 이어 앞으로 5년간 이 병원을 수탁 운영할 예정이다.
방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재활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장애 환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아시아 최고의 외상재활병원, 자동차보험 재활의료 정책선도병원, 재활전문가를 배출하는 인재양성병원, 미래의 재활을 실현하는 임상연구병원을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은 경기 양평에 연면적 4만2506㎡, 총 201병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의사 15명 등 약 3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외래환자 3만7182명, 입원환자 6만3418명, 주간 재활환자 9263명이 진료를 받았다.
방 원장은 척수손상 및 뇌성마비 분야 권위자다. 1986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7년부터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근무했다. 그는 1988년 서울 패럴림픽 개최를 계기로 재활의학 분야에 뛰어들었다. “공중보건의 기간 중 서울 패럴림픽 준비를 위해 2년간 장애인 선수의 장애등급을 분류하는 등 관련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패럴림픽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재활의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죠. 당시 대학 동기 중 아무도 재활의학을 선택하지 않던 시기라 집안 어른들이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했죠.”
환자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하고 정착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방 원장은 말했다. “뇌성마비 환자로 태어난 어린아이가 훌륭하게 커서 대학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습니다. 또 불의의 사고를 당해 사지가 마비된 직장인이 보조기구 등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방 원장은 교통사고 환자 유형에 따른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과 합리적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체계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재활의학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 등 첨단 기술과 뇌과학·공학 등 여러 학문 분야가 융합해 발전하고 있다”며 “서울대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재활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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