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세계적으로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다. 한국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1위 여행지도 프랑스다. 프랑스는 대체 어떤 나라이기에 그토록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걸까? 페인트 회사를 운영하며 기술제휴로 유럽을 자주 드나들었던 나는 이 같은 의문을 곱씹곤 했다.
프랑스가 관광 대국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게 됐다. 유럽의 핵심국가 중에서도 특히 프랑스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할 정도로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최첨단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는가 하면 광대하게 물결치는 밀밭의 속삭임이 있고, 세계의 패션을 주도하는가 하면 어디를 가든 끝없이 펼쳐지는 포도밭 언덕이 있다. 어디 그뿐인가. 곳곳에 아름다운 고성과 교회 같은 건축물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동시에 빼어난 미각을 자랑하는 나라다.
프랑스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한 나는 종종 오가며 화랑을 드나들었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화가를 꿈꾸기도 했지만 가세가 기울어 꿈을 접어야 했다. 이런 내게 화랑이나 미술관을 찾는 것은 자신에게 부여할 수 있는 일종의 호사였다.
어느 날 피카소의 딸이 처음으로 아버지의 소장품을 공개하는 전시회에 갔는데, 긴 행렬을 이룬 관람객을 보는 순간 ‘프랑스의 미술품을 한국에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미술품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미술관 하나를 지었으면 했는데,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바꿨다. 워낙 고가인 미술품을 전시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까닭에 그렇다면 프랑스 문화를 접할 공간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여겼다. 유명 테마파크에는 사람이 몰리는 데 비해 국보까지 소장한 미술관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을 여러 차례 목격한 것도 그렇게 생각을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줬다.
많은 영감을 받은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가 프랑스의 문화적 배경에서 성장한 사람이라는 사실과 그 어느 나라보다 쟁쟁한 화가들을 배출시킨 나라가 프랑스라는 점에서 나 개인은 그 나라에 무한한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프랑스의 생활문화를 한국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는 그 이상의 의미가 필요했던 것이다.
나는 어떻게 프랑스가 오늘날 문화 대국이 됐는지, 그리하여 세계인이 가장 방문하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됐는지를 다시금 곱씹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선진국의 생활문화를 아는 것이 폭넓은 안목, 즉 눈높이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원래 페인트 제조업을 하던 사람으로서 나는 색깔에 예민했고, 그렇기 때문인지 무엇보다 색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편이다. 결국 나는 150년 전의 프랑스 시골 마을을 모티브 삼아 청평호수를 배경으로 목가적이면서도 따듯한 주택전시관을 건립했다.
오늘날 내국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이 방문하고 있는 쁘띠프랑스는 어디를 둘러봐도 파스텔 톤의 색깔이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특히 햇살이 비치는 날 이곳의 정경은 시간을 멎게 하는 한 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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