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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공기업 낙하산' 줄줄이 찬성…공공기관 주총 안건 반대 5%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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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기금과 조직을 정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1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기금 운용의 자율성을 떨어뜨려 국민 노후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저해한다는 비판이다.

이날 국민연금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연금이 공기업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찬성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정부 정책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공기업 주주총회에서 유독 많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투자 공기업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비율은 5.1%로, 민간 기업(17.4%)의 30%를 밑돌았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일한 인사를 한국전력 감사에 선임하는 안건, 더불어민주당 전 당직자를 한국가스공사 감사에 선임하는 안건에 국민연금은 모두 찬성했다. 한전 이사회에서는 손실 확대가 불가피한 한전공대 설립안 역시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연의 업무와 관련 없는 정부 정책에 지나치게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유재중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일자리안정자금 사업 지원을 위해 지난해 3월 이후 팸플릿 제작 등 171건의 홍보 작업을 했고, 38회 가두 캠페인을 벌였다. 유 의원은 “최저임금 급등의 보완책인 일자리안정자금 집행에 국민연금이 나선 것은 청와대 요청 때문이 아니냐”고 했다.

탈(脫)원전 정책으로 손실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한전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 손실을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전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지난해 6.14%에서 최근 7.26%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한전KPS 지분율은 8.20%에서 10.47%, 한국전력기술은 6.74%에서 7.22%로 늘었다. 탈원전 과정에서 관련 기업들이 대거 적자를 낸 탓에 국민연금의 평가손실은 933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최근 밝힌 중장기 재무계획에서 2023년 1조4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는 등 당분간 탈원전에 따른 손실이 계속될 전망이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단기적으로 평가손실이 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을 최우선에 놓고 투자하고 있다”며 “일자리안정자금 홍보는 국민연금 가입자 늘리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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