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일곱 달 연속으로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경기 부진’이란 진단을 내렸다.
KDI는 10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는 소비가 확대됐으나 수출이 위축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예년보다 이른 추석 영향으로 지난 8월 소비 부진이 다시 완화됐고 투자 감소폭도 소폭 줄었다”며 “하지만 여전히 경기가 낮은 레벨(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부진의 근거로는 △수출 급감 △투자 감소세 지속 △광공업·건설업 부진 등을 들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7% 급감했다. 반도체(-31.5%), 석유제품(-18.8%), 석유화학(-17.6%) 등 주력 산업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 경제를 ‘둔화’라고 판단했지만 4월부터는 ‘경기 부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KDI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에는 “농산물과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며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수요 위축 심화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농산물 가격과 공공서비스 가격이 전체 물가 수준을 0.86%포인트 끌어내리면서 물가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졌고, 수요 위축이 계속되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3분기(7~9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신고 기준 36억1000만달러로 집계돼 5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13.6%)부터 네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반등한 것이다.
성수영/구은서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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