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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위기 때마다 반전 스토리…시장 놀래킨 삼성·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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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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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8일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했다. LG전자 시장 예상치보다 29%, 삼성전자는 8% 높은 수준의 3분기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중 무역갈등으로 정보기술(IT) 수요가 위축되고, 일본 수출규제 조치 여파로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보란 듯이 뛰어넘는 실적이다.

    ◆ 삼성전자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7~9월)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의 잠정 실적(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영업익은 삼성전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전년 동기(17조5700억원) 대비 56.1% 줄었지만,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평균 전망치(7조1085억원)에 비해선 8.3% 높은 수치다. 지난 2분기에 비해서도 16.7%나 늘었다.

    당초 업계에선 올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7조원만 넘겨도 성공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증권사들도 대부분 7조원 안팎의 이익을 전망했다. 지난 2분기보다 못한 6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한 증권사도 있었다. 비관적 전망치에 비해서는 1조2000억원이나 더 번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구체적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이 호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사업에선 지난 2분기(1조5600억원)보다 많은 2조~2조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됐다.

    갤럭시A, 갤럭시M 등 중저가 모델들이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데다 8월 발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의 이원화 전략(노트10, 노트10플러스)이 시장에 통하면서 스마트폰 사업부 수익성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분석됐다.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액정표시장치(LCD)의 4000억원대 적자 추산에도 불구하고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1 출시에 따른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혜로 9000억~1조원 규모의 영업익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업부 모두 그동안 수익성 악화로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반도체로 번 돈을 스마트폰과 LCD가 까먹는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LCD 사업을 "암환자 수준"이라고까지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고, 고동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총괄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이 부진한 게 고민"이라고 했을 정도였다.

    작년 삼성전자 영업익의 78%를 책임졌던 반도체 부문은 글로벌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이미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실적'을 예고한 상황에서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이번 실적을 떠받친 것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지난 7월 시작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에도 수입 다변화 조치로 대응해 위기를 잘 넘겼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생산에 차질을 빚어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4일부터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통관을 까다롭게 하는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일본 정부가 이 조치를 시행할 당시 삼성전자는 에칭가스의 경우 한 달, 포토레지스트는 두 달 정도의 재고가 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칭가스는 반도체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식각과 세정 역할을,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 회로를 인쇄하는 노광 공정에 쓰이는 기능을 하는 소재로 반도체 공정에서 필수 요소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최대 메모리 생산기업 중 한 곳인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 수출 규제까지 덮치자 아예 D램과 낸드플래시에 대한 감산 조치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정부 제재에 대응해) 인위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일본을 방문해 금융계 및 재계 인사들을 접촉한 후 소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실제 메모리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메모리 가격이 크게 낮아져 재고가 많았던 데다, 불화수소 등 일본이 규제 조치한 소재를 예상보다 많은 2~3개월치를 확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도 소재 수입 다변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어 메모리 생산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 '新가전' 앞세운 LG전자 글로벌 질주


    "전망을 무색케 할 정도의 깜짝 실적이다."

    전날 발표된 LG전자의 실적을 두고 나온 증권사들의 평가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의 3분기 실적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당초 전망을 크게 웃도는 실적"이라며 "스마트폰과 TV 수익성 개선, 일회성 비용 부재, 효율화 작업, 마케팅비 감소 등을 감안해도 설명에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전날 매출 15조6990억원, 영업익 7811억원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영업익은 증권사들 컨센서스(평균전망치)를 무려 28%나 초과 달성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번 영업익은 LG전자가 2009년 3분기에 기록한 815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높은 수치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실적이라 의미가 더 크다는 반응. LG전자는 특히 전체 매출에서 해외 시장 비중이 70%를 넘어 글로벌 시장 안정성이 관건이다.

    LG전자 역시 사업부별 구체적인 성적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생활가전이 전사 실적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등 신(新)가전 판매 호조에 냉장고·세탁기 등이 북미 등 해외에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내에서 세탁기·냉장고·공기청정기 등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부문이 사상 처음으로 분기 5조원대 매출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사업부 매출 20조원을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TV 역시 삼성전자의 QLED TV와의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프리미엄 TV 시장이 커지면서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됐다. 전 세계에서 OELD(올레드) TV 패널은 현재 LG에서만 생산한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LG전자는 올해 전체 매출 62조원대가 전망돼 2017년 세웠던 연간 최대 매출액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년 연속 매출 60조원 달성이 무난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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