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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방이 꽉 막힌 시대, 기업들의 분투가 한 줄기 희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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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철강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변화시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세계의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으로 인정받은 포스코가 누적 조강(粗鋼)생산 10억t을 달성했다. 첫 쇳물을 생산한 지 32년 만인 2005년 5억t을 기록한 뒤 14년 만에 5억t을 추가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세계 철강업계 공급 과잉 등 여러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이뤄낸 값진 성과다.

포스코가 계속 전진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온 덕분이다. 중국으로 인해 세계 철강회사들이 구조조정으로 내몰릴 때 포스코는 기술개발과 설비 합리화로 대응했다. 자동차 외판용 고강도 도금강판, 태양광 구조물용 합금도금강판, 극저온용 고망간강 등 첨단 철강제품은 이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다. 한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포스코가 지금은 고급 철강제품을 필요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파트너로 우뚝 선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세계 제조업 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돌파하려는 한국 기업의 분투는 다른 곳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차 시장 선점에 나선 데 이어,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앱티브와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등 미래차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일본 통신업체를 대상으로 5G 통신장비 공급과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LG화학이 미국 GM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대기업이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눈을 돌리면서 벤처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공간이 커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한국 경제가 사방으로 막혔다는 암울한 전망 속에서 이런 기업들의 분투는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돌이켜 보면 국내 기업들의 성장과정에서 어렵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외 경제환경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안에서는 정쟁이 기업의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돌파구를 찾아냈다.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불확실성을 뚫고 나가는 기업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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