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가 범행을 자백하면서 가석방의 꿈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경찰에 따르면 1994년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24년째 복역 중인 이춘재는 모범적인 생활로 1급 모범수가 됐다.
이춘재는 부산교도소에서 1급 모범수로 생활하며 가석방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수감생활 중 한 번이라도 규율을 어기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고, 동료 수용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수감자 사이에 어렵다고 소문난 경비 처우 S1 급을 받았다.
또 평소 교도관이나 동료 수용자에게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언급도 일체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형법에 따르면 무기수라도 개전의 정이 현저한 때 20년 이상 복역하면 행정처분으로 가석방될 수 있다. 결국 이춘재는 가석방을 노려 모범수가 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이춘재는 모범적인 수감생활로 특별사면 심사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가 탈락했다.
하지만 당초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이춘재는 프로파일러를 동원한 9차례에 경찰 조사에서 결국 자백한 뒤 추가 범행까지 털어놨다. 가석방으로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DNA와 목격자 증언 등에 무너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이춘재는 화성사건을 포함해 총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강간 및 강간미수 죄를 저질렀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이춘재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을 때부터 특별사면이나 가석방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번 범행 자백으로 평생을 교도소에서 보내게 됐다.
법조계는 이춘재가 저지른 강력 범행을 고려하면 미국 종신형처럼 생전 교도소를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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