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미탁’이 2일 밤 10시께 전남 목포 인근 해안에 상륙하면서 강풍과 비바람으로 제주와 남·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미탁은 밤사이 전남 곡성, 대구 인근 지역 등 남부지방을 거쳐 개천절인 3일 오전 경북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중간 강도의 소형급 태풍인 미탁은 2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중심기압 985hPa(헥토파스칼)에 중심 부근에는 최대 초속 27m(시속 97㎞) 강풍이 불고 있다.
미탁이 한반도로 접근하면서 제주도는 물론 남부지방에는 강풍을 동반한 물폭탄이 쏟아졌다. 지난 1일부터 2일 오후 7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도 성판악 301.5㎜ △전남 고흥 269.9㎜ △경남 산청(지리산) 226.5㎜ △경북 포항 199.4㎜를 기록했다.
태풍 피해가 큰 제주에서는 부상자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4시30분께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에서는 강풍에 주택과 창고 등이 바람에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강풍에 주민 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9가구 27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임시 거처에 머무르고 있다. 또 폭우로 제주시 애월정수장 송수관이 파손돼 2만여 가구가 수압이 떨어지거나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완도와 목포 등에서는 주택 128동이 침수됐다.
태풍으로 땅길, 바닷길, 하늘길이 한동안 막혔다. 제주·무안·여수·광주·군산·김해·울산 등 전국 공항에서 681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여객선도 전체 100개 항로 166척 가운데 태풍 영향권에 있는 82개 항로 138척이 묶였다. 전국적으로는 25개 학교가 휴업했다.
기상청은 미탁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3일까지 100~300㎜의 매우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충청에는 80~150㎜, 그 외 중부지방에는 30~8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강원 영동과 경북내륙, 동해안에는 500㎜ 이상의 폭우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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