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 침체에 대한 공포가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물가에 따른 ‘디플레’ 우려와 수출 감소폭이 커지면서 상장사 실적 반등 시점이 지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코스피지수는 40.51포인트(1.95%) 내린 2031.91로 마감했다. 개인투자자가 5052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1172억원, 4043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2.56%) SK하이닉스(-3.05%)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
미국과 독일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연이어 추락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글로벌 경기 버팀목이던 미국마저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증시가 충격을 받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때 한국과 같은 신흥국 주식시장은 열위 자산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전년 대비 기저효과, 재고 소진 등으로 4분기 기업 실적 반등이 예상됐으나, 경기 부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기대도 사라지고 있다. 이달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대외 불확실성에 의한 증시 민감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기업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제조업 부진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미 중앙은행을 향한 기준금리 인하 압력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협상에서 작은 합의(스몰딜)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 반등폭도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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