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제71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평화는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안보태세를 갖추고, 평화와 번영의 초석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강한 군대’, 즉 ‘힘을 통한 평화’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재차 밝힌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우리 군의 철통같은 안보가 대화와 협력을 뒷받침하고 항구적 평화를 향해 담대하게 걸을 수 있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 군의 역할에 대해선 “남북한 화해와 협력을 이끄는 ‘평화의 군대’”라고 규정했다. 미·북 실무협상 재개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어렵사리 재가동되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을 향한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 많은 의미를 담았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기념식 장소를 대구로 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역대 처음으로 대한민국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애국의 도시 대구에서 국군의 날을 기념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올해가 공군 창설 70주년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로, 독립유공자가 가장 많이 배출된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 도중 ‘대구’라는 단어를 아홉 차례나 사용했다. 이 때문에 총선 모드에 들어간 상황에서 TK(대구·경북) 민심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우리 군이 ‘강한 국군’의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에 탑승해 행사장에 들어서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국산 무기체계의 신뢰도를 알리고 우리 방위산업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홍보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라고 밝혔다.
공군 전략무기로 운용될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문 대통령의 사열을 통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가 영공 수호 비행을 하며 독도 인근 상공에 출격한 데 대해 일본 방위성과 외무성은 주일 한국대사관 담당 무관과 공사를 각각 불러 유감을 밝히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국방부는 즉각 자료를 내고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로, 일본 측의 영유권 관련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독도 영유권을 훼손하려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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