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 10명 중 4명은 해외 항공권을 항공사에서 직접 구매하고, 3명은 트립닷컴, 스카이스캐너, 플레이윙즈 등 온라인 여행사(OTA)와 메타서치(가격비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항공권과 여행상품의 전통적 판매 채널인 종합여행사 이용 빈도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항공권 구매자의 스카이스캐너, 플레이윙즈 등 메타서치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항공·여행사의 이들에 대한 의존도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전문 웹·앱 뜨고 종합여행사 지고
여행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항공권의 주요 구매 채널은 항공사(42%), 여행 전문 웹·앱(30%), 종합여행사(16%), 오픈마켓(6%), 소셜커머스(4%)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올 1~6월 해외로 개별 자유여행을 다녀온 성인 남녀 1만115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항공권 구매 채널 중 항공사 직접 판매 점유율은 2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서비스 제공자인 항공사와의 직거래 선호도가 증가하고 메타서치 서비스를 통해 실구매자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종합여행사와 여행 전문 웹·앱은 지난 2년 사이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이 두 채널은 2017년 상반기만 해도 24% 안팎의 비슷한 점유율을 보였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여행 전문 웹·앱이 격차를 벌리기 시작해 올 상반기에는 격차가 15%포인트로 커졌다.
종합여행사는 패키지여행 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항공권 판매에서도 주도권을 뺏기면서 이중고에 시달리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종합여행사가 시장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전통적인 영업 방식을 고수해 점유율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소 여행사 도산에 따른 소비자 피해 사례도 종합여행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았다.
시장 지배력 확대하는 메타서치 서비스
이번 조사에서 스카이스캐너와 플레이윙즈, 네이버항공 등 메타서치 서비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서치 서비스와 온라인 여행사 간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메타서치 서비스가 7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때 다크호스로 주목받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는 지난 2년 동안 점유율이 4~6%에 그쳤다.
메타서치 서비스 중에는 대표주자로 꼽히는 스카이스캐너가 54%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인 네이버항공(11%)과는 40%포인트 넘는 격차를 유지했다. 트립닷컴과 익스피디아, 아고다 등 온라인 여행사 역시 항공권 판매 채널로는 점유율에서 열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가격비교 정보만 제공하고 실제 판매는 하지 않는 메타서치 서비스가 높은 고객 충성도를 바탕으로 시장 내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항공권을 검색해 구매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려는 소비자 심리가 메타서치 서비스가 지닌 속성과 맞아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김민화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위원은 “지난 2년간의 항공권 판매시장 변화는 여행 전문 웹·앱의 약진과 종합여행사의 퇴조로 설명할 수 있다”며 “숙박 시장에서 메타서치와 온라인 여행사의 점유율이 70%를 넘어선 것처럼 항공권 판매에서도 여행 전문 웹·앱의 점유율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