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준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사진)는 27일 “통화당국이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 인플레이션)가 오를 경우 소비·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적극 낮춰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함 교수는 이날 서울 삼일대로 라이온스빌딩에서 열린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최근처럼 하락하면 디플레이션으로 치달을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기대 인플레이션이 사상 최저치(연 1.8%)로 떨어진 데 따른 언급이다.
함 교수는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4년 동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재직하며 통화정책에 관여했다. 금통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매파’(금리 인상론자)로 분류됐던 그는 이날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의중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함 교수는 “명목 중립금리 수준을 가늠할 수 없지만 하락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통화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물가가 안정된 동시에 완전고용 상태인 장기 균형금리를 뜻한다. 기준금리가 완화적인지 긴축적인지를 알려면 이 중립금리와 비교해야 한다.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를 밑돌면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라는 뜻이고 반대면 긴축적이란 의미다.
함 교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5%까지 떨어졌으며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통화정책만으로는 이런 위기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잠재성장률을 확충하기 위해 총요소생산성(기술혁신·제도·법 등)을 높여야 한다”며 “그 일환으로 서비스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