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이 편견에 갇힌 공효진을 깨울 기적의 로맨스의 출발을 알렸다. 강하늘의 기승전 고백과 응원은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시청률은 7.7%, 10%를 기록하며 전채널 수목극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기준)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공효진)을 꼭 지킬 것이라 선언한 황용식(강하늘)은 그날부터 그녀의 출퇴근길을 전담 마크했다. 그러나 동백은 까불이의 메시지를 보고도 꿈쩍하지 않았다. 까불이 목격자란 소문이 났어도 지난 5년간 한 번도 가게 문을 닫지 않았던 그녀다. “미친놈 하나 설친다고 나까지 쫄게 뭐 있어요”라는 은근한 강단에 용식은 또 한번 반했다. 그리고 “언뜻 보면 동네 쭈구리 같아도요, 사실 동백 씨는 그릇이 대짜에요, 대짜”라며 동백도 모르고 있던 잠재력을 일깨웠다.
하지만 동백은 이런 용식 때문에 피곤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옹산에서 까멜리아를 오픈한 그 날부터 하도 많은 소문에 시달려 이젠 사람들의 쑤군거림이라면 지긋지긋했는데, “애 딸린 천하의 백여시가 총각 꼬신다”는 소리까지 들었기 때문. 이런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한 동백에게 용식은 되레 “앞에다 대놓고 진짜 좋아한다 하면, 차라리 찍소리들 안 하는 거잖아요”라고 했다. 그러더니, 그 길로 시장 사람들을 향해 “동백 씨가 나 꼬시는 거 아니고요! 내가 꼬시는 거예요”라고 외쳤다. 그러나 용식의 당찬 고백 뒤엔 서늘한 공기만이 감돌았다. 옹산 게장 골목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실세이자 용식의 엄마인 덕순(고두심)이 모두 듣고 있었기 때문.
엄마라는 변수를 생각하지 못한 용식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동백을 변호사로 착각한 용식 때문에 덕순은 아들이 변호사를 좋아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는 동백. 그녀는 과부로 세 아들을 키운 자신의 처지와 비슷해 안쓰러운 마음으로 품은 베스트프렌드였다. 이렇게 세 사람은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충격에 휩싸였다. 동백은 “나는 곧 베프를 잃을 운명이었다”며 얽혀버린 관계에 절망했다.
엉킨 관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까멜리아를 찾아온 강종렬(김지석)의 붉어진 눈과 묘하게 날선 태도를 목격한 용식이 필구(김강훈)의 친부가 누구인지 직감한 것. 그래도 용식은 홀로 울고 있는 동백을 찾아갔다. 그 흔한 이모도 할머니도 없는 고아에,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처지에, 돈 때문에 일찍 철들어 버린 아들에, 자신도 남보란 듯이 쨍하게 살고 싶은데 자꾸 망신만 주는 세상에 힘이 부친 동백이었다. 용식은 위로 대신 “약한 척 하지 마요”란 단호한 응원을 보냈다. “혼자서 필구 그렇게 잘 키우고, 자영업 사장님까지 됐어요. 그거 다들 우러르고 박수 쳐야 될 일이잖아요”라는 것.
태어나 처음으로 들어보는 칭찬에 동백은 뜨거운 눈물 쏟아냈다. 용식의 응원 폭격은 계속됐고, “내가 매일매일, 맹한 동백 씨가 하루도 안 까먹게. 당신 얼마나 훌륭한지 말해줄래요. 그러니까 이제 잔소리 말고, 그냥 받기만 해요”라는 약속까지 이어졌다. 어느새 가슴이 뭉클해진 동백. “그러다 내가 진짜로 용식 씨 좋아하게 되면 어떡하려고 그래요”라며 감정의 변곡점에 서고 말았다.
한편 까불이가 동백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불안한 정황이 드러났다. 까불이의 낙서를 발견한 다음 날, 변소장(전배수)과 함께 진위 여부를 살펴보러 갔다가 라이터 불에 그슬린 낙서를 발견한 것. 이날 에필로그에서는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용식의 뒤로 탁자 밑을 라이터로 긁고 있는 누군가가 포착돼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동백꽃 필 무렵’ 매주 수, 목 오후 10시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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