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분양된 초고가 아파트들의 당첨자들이 10명 중에 4명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가 아파트는 보통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단지를 말한다. 4000만원이 넘으면 소형인 전용 59㎡의 총분양가가 9억원 이상이다보니 중도금 대출 규제를 받는다. 대부분 현금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현금으로 7억~8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26일 국토교통부가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에게 제출한 ‘2018년 9월~2019년 7월간서울 아파트 고가 분양 10순위 현황’에 따르면,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 이상의 서울 초고가 아파트 10대 단지에서 당첨자 1778명 중 30대가 725명(40.8%)로 가장 많았다. 20대 또한 67명(3.8%)으로 적지 않았다.
이번에 집계에 포함된 단지는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분양가 3.3㎡당 4926만원) △서초 방배그랑자이(4903만원) △서초 서초그랑자이(4902만원) 등이다. 10개 단지 중 8곳이 4000만원을 웃도는 가격이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8월 기준으로 서울 평균 분양가가 3.3㎡당 2675만원이다.
고가 아파트에서 30대의 강세는 수도권(경기 인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3㎡당 2000만원 이상의 고분양가 10개 단지 당첨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총당첨자 4929명 중 30대가 1982명(40.2%)으로 가장 많았다. 20대 또한 231명(4.7%)에 이르렀다. △과천 과천자이(3.3㎡당 3442만원) △분당 지웰푸르지오(2704만원) 등이 조사에 포함됐다.
김상훈 의원은 "20, 30대 당첨자는 신혼부부나 청년 특별공급이 아닌 대다수가 일반 공급에서 당첨됐다"며 "현 정부가 여러 가지 분양 규제를 펼쳐왔지만, 실제로는 소수 계층에게만 수혜를 몰아준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고분양가 단지 중 최연소자는 광진구 'e편한세상 그랜드파크'의 전용 115㎡에서 일반청약으로 당첨된 22세였다. 아파트는 분양가 15억원 정도인데, 분양당시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고령자 당첨자는 '서울 방배그랑자이'의 전용 84㎡(분양가 약 17억원)에서 일반으로 당첨된 80세였다.
수도권에서는 '판교 힐스테이트 엘포레'의 전용 128㎡(분양가 약 13억원)에 당첨된 21세가 최연소였다. '분당 지웰푸르지오'의 전용 119㎡(분양가 약 13억원)에 당첨된 95세가 최고령자를 기록한 당첨자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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