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시대를 연 온라인쇼핑몰 마켓컬리가 친환경 배송으로 2차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마켓컬리가 도입한 핵심 포장 소재는 '종이'였다. 그동안 과대 포장으로 환경오염을 일으켰다는 논란에 대한 해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소재 마켓컬리 사옥에서는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새로운 배송 포장재 정책과 앞으로의 추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마켓컬리가 내세운 '올페이퍼챌린지'는 마켓컬리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과제 형식의 프로젝트다. 환경에 대한 높은 기준과 관심을 가진 소비자를 대상으로 프로젝트에 동참할 것을 권한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마켓컬리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배송 포장재 전환을 통해 기업과 사람, 환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앞으로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해 나가는 한편 회수한 종이 포장재를 재활용해 그 수익금으로 사회공헌 활동도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켓컬리는 우선 오는 25일 물량부터 샛별배송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변경한다.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바꾼다.
또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교체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한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을 도입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마켓컬리는 연간 750톤의 비닐과 2130톤의 스티로폼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 물동량 기준 샛별배송 비중은 약 80%에 달해 단계별로 도입해도 가시적인 감축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마켓컬리가 새로운 포장재 정책의 핵심 소재로 에코백 대신 종이를 선택한 가장 이유는 친환경이 배송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 환경청의 '수명 주기 평가' 연구에 따르면 에코백은 비닐봉지보다 131번 이상 더 사용해야 환경 보호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종이는 우리나라 기준 재활용률이 90%에 육박해 세계 1위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이기도 하다.
마켓컬리가 사용하는 종이 포장재는 내부 패키징팀에서 2016년부터 연구하고 실험을 거쳐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친환경 보냉 박스다.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제작되며 2중 골판지를 사용한 공기층 구조를 활용해 보냉력을 높였다. 재활용에 적합한 특수코팅으로 습기에 강해 장시간 견고한 형태를 유지한다.
마켓컬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샛별배송 지역부터 냉동 보냉 박스에 종이 포장재를 먼저 도입했다. 아울러 배송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소요되는 택배 배송 지역은 완벽한 준비를 거쳐 포장재 전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1년까지 사용하는 모든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마켓컬리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도입하면서 물류와 유통의 혁신에 주목해왔다"면서 "또 한 번의 큰 점프가 필요했던 우리는 친환경 소재로 2차 배송 혁신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