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2라이프’ 한상진-최필립이 이지적이면서도 냉정한 변호사 연기로 화제다. 돌아오는 24일 화요일에 종영을 앞둔 시점에서 두 연기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MBC 월화미니시리즈 ‘웰컴2라이프’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전개로 몰입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대형 로펌의 대표이자 세경시장 후보 장도식(손병호 분)의 심복 강윤기 역을 맡은 배우 한상진과, 이재상(정지훈 분)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변호사로서 강윤기의 오른팔인 민성진 역을 맡은 배우 최필립의 고품격 변호사 연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극 중 한상진은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대형 로펌을 이끄는 능력 있는 변호사이자, 시장 후보를 꿈꾸며 살인도 서슴지 않는 장도식을 법률과 전략으로 비호하는 강윤기 역으로 분하고 있다. 최필립은 이재상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검사가 된 이재상과 대립하며 강윤기를 돕는 변호사 민성진 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두 사람은 법률가이면서도 고객을 위해서는 각종 불법적인 일도 서슴지 않는 전략가로 활약하면서, 변호사 일을 그만둔 이재상과 대비를 이룬다. 드라마의 갈등이 극적으로 치달으면서 강윤기와 민성진의 냉정하고 계산적인 모습이 부각되는 가운데 두 배우의 속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았다.
Q. 극 중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바는
한상진 ) 출연 제의를 받은 직후 1-4부 대본을 받아봤습니다. 말 그대로 ‘시간 순삭’ 대본이었어요. 당시가 SBS의 ‘해치’ 막바지 촬영 중이어서 촬영 종료 후 휴식기를 가지려고 했지만 대본을 읽고 나서 휴식하려던 생각을 바로 접고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다면 최근 악역을 많이 맡아왔고, 이번에 맡을 역할도 악역이라는 점이었어요. 그때 김근홍 감독님 이 분명 아직 다 보여주지 못한 악역의 모습이 있을 것이고 그 부분을 함께 뽑아내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에는 캐릭터를 구상할 때 어떤 인물을 보면서 캐릭터를 구상했는데 이번에는 색다르게 ‘동물의 왕국’에 있는 호랑이를 모티브로 삼고 캐릭터를 구상했고 그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최필립 ) 민성진은 유복한 대학교수 부모님 사이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교육받고 자란 사람이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속 없는 뻥튀기 같은 캐릭터입니다. 내면에 ‘나 자신’은 없고 욕망만 남은, 어찌 보면 주변에 휘둘리기만 하는 인물인 것 같아요. 이런 배경을 가지고, 강윤기와 이재상 사이에서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극에 긴장감을 더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습니다. 악역이라면 악역의 역할이지만 이야기에 짜임새 있는 호흡을 더하면서 밉지 않은 캐릭터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Q. 현장 분위기, 주변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떠했나
한상진 ) 현장은 즐거워야 한다는 모토의 손병호 선배님,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한 정지훈 씨, 바른 청년 곽시양 씨, 언제나 진한 커피향 나는 배우 박원상 선배님까지 배우며 스태프며 가릴 것 없이 모두 웃는 즐거운 현장이었습니다. 허튼 농담에도 배우분들과 김근홍 감독님, 심소연 감독님까지 모두 유쾌한 분들이라 잘 웃어주셔서 많은 농담을 원 없이 던져보면서 촬영한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2회 때 정지훈 씨가 평행세계를 이동해 검사 신분인데도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율객 사무실로 찾아오는 장면이 있어요. 정지훈 씨가 갑자기 제 앞에 놓인 커피를 들이켜면서 대사를 하는 애드리브를 했는데 그 커피가 정말로 뜨거웠거든요. 당황스러웠을 텐데 커피가 뜨거운 것마저 그대로 연기에 너무 재미있게 녹여내서 저는 심각하게 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뜨거운 걸 그대로 연기로 이어가는 정지훈 씨를 보면서 웃음을 참느라 진짜 고생했어요. 정지훈 씨의 열정에 감동했고, 재치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참 좋은 배우에요.
그리고 장도식 역의 손병호 선배님과 민성진 역의 최필립 씨는 이번에도 호흡이 잘 맞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악의 세력이 아니라 코미디 캐릭터로 호흡을 다시 맞춰볼 수 있으면 정말 즐거울 것 같습니다.
최필립 ) 한상진 선배님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굉장하신 분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디테일하게 준비하시고, 저 외에도 후배 배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주셔서 좀 더 풍성한 장면들을 만들어 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사법연수원 동기로 대립한 정지훈 씨는 인상만큼이나 밝고 따뜻한 배우였습니다. 현장에서 좋은 에너지로 사람들을 배려하고, 연기 뿐만 아니라 현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리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스타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 배우였어요. 내공 있는 두 배우분과 호흡하며 많이 배울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Q. 이번 생과 비교해, 만약 2번째 인생을 산다면 어떤 삶을 꿈꾸는지
한상진 ) 제작발표회 때도 받은 질문이고, 작품이 이제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역시 정지훈 씨로 살아보고 싶습니다. 정지훈 씨는 정말 에너지가 넘치고, 긍정적이고,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가장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사는 사람이에요. 나이는 저보다 동생이지만 가끔 형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저에겐 없는 성격이 정지훈 씨에게 많이 있습니다. 정지훈 씨처럼 열심히, 그리고 뜨겁게 20대를 지내는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요.
최필립 ) 지금까지의 제 인생이 배우 최필립의 인생이었다면, ‘웰컴2라이프’의 시작과 동시에 첫 딸을 출산하면서 아빠로서의 새 인생, 제 2의 인생이 벌써 시작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빠로서의 삶이 저에게 제 2의 인생이 된 것 같아요. 드라마 안에서 재상이 아빠로서의 삶을 찾아가듯, 저도 아내와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웰컴2라이프’는 제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함께 시작한 작품이어서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구요.
딸이 이제 100일정도 되었는데, 바람대로 아내를 닮아 기쁩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 제 목소리를 알아듣기 시작한 것 같아서 노래를 자주 불러주고 있어요. 왜 아빠들이 딸바보가 되는지 알 것 같습니다.
Q. 배우가 아닌, 다른 영역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최필립 ) 활동적이고 익스트림한 활동들을 좋아해요. 스쿠버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설악산 절벽을 타고 다닐 정도로 암벽등반도 전문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깊이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고, 최근에는 손자병법을 읽고 있어요. 사람 관계에도 적용될 만한 내용들을 보면서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상진 ) 2015년에 이다희, 임주환, 이채영 씨와 시애틀에서 개봉한 첫 단편영화 ‘gone’ 이후로 두 번째로 연출을 맡은 영화 ‘북성로 히어로’가 9월 27일날 공개 시사회를 합니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무모하게 도전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시사회를 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유튜브도 하고 단편영화 연출도 하고 있는데 제가 하고 싶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배우로서는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영역의 창작활동을 통해 소통의 창구로 열어 두고 싶기 때문이에요. 한상진의 원포(한상진 님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한상진이 알려주는 연기의 원포인트’)나 ‘북성로 히어로’나 틀은 다르지만 전부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누구나 꿈이 있고, 그 꿈을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루어 나갈 지,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여러 분야에 도전하고, 소통을 하고자 하구요. 앞으로도 좋은 배우이자 감독, 유튜버, 대중예술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BC 월화미니시리즈 ‘웰컴2라이프’는 자신의 이득만 쫓던 악질 변호사가 의문의 사고로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 오는 23일(월) 밤 8시 55분에 29-30회가 방송되며, 24일(화)에 최종회가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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