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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글로벌 공항 투자에 꽂힌 금융사들…올 들어 1조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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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글로벌 공항 투자에 꽂힌 금융사들…올 들어 1조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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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9월 20일 오후 3시12분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 글로벌 대도시 공항에 국내 보험회사와 연기금, 공제회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민영공항 지분이나 활주로·터미널 건설 프로젝트 채권에 투자한 돈은 1조원에 달한다. 국가의 핵심 인프라 시설인 허브 공항(거점 공항)은 국채만큼 안전한 투자처라는 평가에서다. 국내에서 국제 항공여객 수요는 둔화 추세지만 글로벌 시장은 중국인 관광객 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판단도 깔려 있다.

뉴욕 JFK공항 재건축에 투자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뉴욕의 관문’인 JFK공항 1터미널 재건축 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3500만달러(약 416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해상은 이달 초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이 조성한 인프라 펀드에 2500만달러(약 297억원)를 넣기도 했다. JFK공항 투자를 주선한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이 국내 펀드설정을 맡았다.

JFK공항의 터미널 재건축 사업은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일본항공(JL), 루프트한자 등이 이용하는 1터미널을 포함해 기존 6개 터미널을 모두 대체할 새 여객터미널 두 곳을 짓는 것이다. 총 사업비가 130억달러(약 15조4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1터미널을 대체하는 새 건물엔 국제선 탑승 게이트 23개가 설치된다. 이 중 22곳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에어버스 A380과 같은 초대형 항공기가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보안검색대는 24곳으로 늘어난다. 뉴욕주 정부는 사업이 끝나는 2025년엔 JFK공항 이용자 수가 연간 1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해상 외에 NH투자증권, 교원인베스트, 도시가스 기업인 예스코 등도 칼라일의 인프라펀드를 통해 이 사업에 간접 투자했다.

런던 히드로공항에도 뭉칫돈

런던 히드로국제공항에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뭉칫돈을 넣고 있다. 히드로공항의 제3 활주로 건설사업에 대한 투자다. 연간 7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임에도 활주로가 두 개뿐이어서 운항 일정 조정이 어렵고 사고 위험도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프랑스의 샤를드골공항은 4개, 인천공항은 3개의 활주로를 쓰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히드로공항은 기존 활주로 북서부에 새 활주로를 짓기 위해 기본 사업비 140억파운드(약 20조원)를 민간으로부터 모집했다. 영국 정부도 주변 환경 대책이나 주민 보상에 일부 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6년 활주로 완공 후 연간 이용객 수를 1억3000만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초 한국투자증권은 프랑스 BNP파리바자산운용을 통해 이 사업을 위해 발행된 채권에 23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7월엔 미래에셋대우가 한화자산운용과 손잡고 2900억원을 넣었다. 삼성증권도 채권 149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들 증권사가 인수한 6690억원어치의 대출채권은 국내 생명·손해 보험사들이 대부분 재인수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투자 만기가 최대 15년에 달하고 파운드화 환헤지(위험회피) 프리미엄을 더해 연 5%대의 수익이 보장돼 장기 투자를 주로 하는 보험사들이 앞다퉈 샀다”고 전했다.

한화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과 함께 지난 6월 런던 개트윅공항 지분 2.85%를 약 28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이를 위한 펀드 조성에는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의 뭉칫돈이 몰려 두 달도 안 돼 참여기관 모집을 마쳤다.

글로벌 여객 수요 증가에 베팅

주요 공항에 국내 기관 투자가 이어지는 것은 글로벌 항공 여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4월 발간한 ‘향후 20년 항공산업 전망’ 리포트에서 중국과 인도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서 항공 승객이 44%가량 늘어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공항이 국가의 핵심 인프라 자산인 만큼 안정적인 투자처란 점도 투자가 몰리는 요인이다. 허경일 한화자산운용 대체투자사업본부장은 “공항은 국채와 비슷한 수준의 안전성을 가진 자산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 같은 핵심 인프라는 운영사가 파산해도 공중분해될 수 없다”며 “파산상태인 도쿄전력 채권을 일본 정부가 보전해주는 등 정부가 인프라 기업 채무를 떠안은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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