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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닥쳐올 지구촌 위기…그 두려움 묻는 무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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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방카 트럼프는 아버지 후임으로 미국 대통령이 된다. 2024년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붕괴된다. 2026년 폭염이 유럽 전역을 강타한다. 땅이 염분으로 오염돼 농사를 지을 수 없다. 2028년엔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모두 차지한다.

독일 최고(最古) 연극제작극장 도이체스테아터가 20~21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리는 실험극 ‘렛 뎀 잇 머니’에서 펼쳐지는 ‘가까운 미래’다. 이 작품을 연출한 안드레스 바이엘(60)은 “예술가에게는 끊임없이 세상에 질문을 던져야 할 책임이 있다”며 “머지않은 미래의 위기를 보여주고, 그런 위기를 막으려면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보이스’ ‘이프 낫 어스, 후’ 등을 제작한 영화감독이자 연극 연출가인 바이엘은 이 연극의 대본을 직접 쓰고, 무대화했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도이체스테아터와 독일 훔볼트포럼이 공동으로 수행한 ‘Which Future’란 프로젝트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과학자, 예술가, 시민들이 각종 조사와 심포지엄을 통해 다양한 미래 예측을 내놨습니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두려움에 의해 마비되고 무력해지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원동력 삼아 질문을 던져보기 위한 것이죠.”

이 연극이 해외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엘은 “유럽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한국에도 많은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독일은 미래에 대해 비슷한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단을 포함한 과거의 비슷한 경험 때문일지 모르죠. 이런 질문들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위기가 곧 종말을 뜻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연출가는 연극이 자칫 학술회의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다양한 장치를 활용했다. 배경에 영상이 흐르고, 배우들은 애크러배틱(공중 곡예)을 펼친다. 무대 바닥엔 소금이 깔린다. 그는 “물이 다 메마르면 소금기만 남는다”며 “소금은 삶의 본질을 의미하는 동시에 삶을 파괴하는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극에서 펼쳐지는 사건의 유기적 관계를 잘 살펴봐달라”고 했다. “요즘 많은 사람이 사건을 독립적으로만 인식하고 종합적으로 바라보진 못하는 것 같아요. 개별적인 여러 요소를 연결해보도록 유도하는 작품이니 모든 장면을 중요하게 봐주길 바랍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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