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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의 R까기] 집 5채인 함소원도 불안하다는데…국민 절반, 청약통장 보유가 이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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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원-진화 부부가 집을 5채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주택자임에도 TV를 통해 공개된 일상 생활은 소박했고, 절약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방송된 TV조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아내의 맛')에서는 함소원-진화 부부가 재무 설계를 위해 금융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이들의 재산이 공개됐다.

함소원은 전문가에게 "서울 방배동에 아파트 1채를 비롯해 수도권에 4채 등 5채의 집이 있다"며 "현금이 얼마 없고, 돈이 생기면 다 부동산에 넣는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의 아파트는 24년 전에 매입했고 수도권의 4채는 아파트, 빌라, 전원주택 등 다양하다고 밝혔다.

함소원-진화 부부는 18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지난해 결혼하고, 딸을 출산하면서 화제에 올랐다. 중국에서 주로 활동했던 함소원은 지난해 결혼을 기점으로 국내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연예인 부부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아내의 맛'에서 일상이 공개될 때마다 시청자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활발한 방송활동에도 경기도에 다세대 주택으로 보이는 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고, 사는 모습도 화려하지 않은데다, 돈 문제로 잦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서울에서 활동하면서 왜 경기도 빌라 같은 곳에서 살고 있나', '주택이 5채라니,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는지 궁금하다', '함소원의 친정은 임대아파트로 보인다', '방배동 아파트의 차익을 고려하면 양도세가 엄청나게 나오겠다', '20~30대에 결혼·육아·경력단절 등을 안 겪었으니 당연하다' 등의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 방송 내에서는 함소원의 별명을 '짠소원'으로 붙이기도 했다.

방송에서 함소원은 무조건 아끼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자산을 모아도 끝없이 불안하다는 심정을 털어놨다. 함소원은 "중국 친구들은 한국에 와서 건물을 사고 간다. 그걸 볼 때 ‘더 열심히 벌어야겠구나’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여름 정도면 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다"라며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서 내년 여름까지 바짝 해야한다"고 털어놨다.

흔히 하는 말로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고 한다. 하지만 연예인들은 꾸준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다보니 부동산이나 또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곤 한다. 주연급으로 뚜렷한 활약이 없었던 함소원이 집을 5채나 보유했다는 건 '자산'만 보면 칭찬받을 일이다. 그만큼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아꼈다는 말로도 통하니 말이다.

부동산 시장 관점에서보면 함소원과 같은 경우는 다주택자로 분류된다. 다주택자들은 전체 주택공급량에 비해 무주택자가 많고,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게 된 원흉으로 자주 지목된다.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줘서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내놓게 해서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보니 임대사업자나 다주택자와 관련된 정책들이 발표될 때면 이들은 '절대 악(惡)'처럼 묘사되곤 한다. 반대로 세입자들은 '선(善)'으로 지원하고 도와줘야할 대상처럼 취급된다.

그러나 함소원과 같이 일정한 직장생활로 수익이 보장되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미래에 대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들에게 마지막 기댈 곳은 어딜까? 꼬박꼬박 연금을 기대할 게 아니라면 부동산으로 인한 임대수익을 안정적인 수익으로 칠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미래의 수입에 대해 확실한 사람은 누가 있으랴 싶다. 내가 살집이 하나는 있더라도, 수입의 안식처로 부동산을 고른다면 곧바로 다주택자가 된다.

다주택자 마저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데, 1주택자나 무주택자는 오죽할까 싶다. 이러한 불안감은 청약통장 가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수는 2337만9670명이었다. 전월(2326만8991명) 대비 11만679명 증가했고, 지난 3월 (13만2016명) 이후 최근 5개월 이래 신규 가입이 가장 많이 늘었다.

우리나라 인구는 5170만명(2019년 통계청 기준)이고, 15~64세의 생산가능연령은 3759만명이다. 단순히만 따져봐도 인구의 절반이 청약통장에 가입한 셈이고, 만 19세 이상으로 따지자면 그 비율은 훨씬 늘어난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집을 구하겠다고 통장을 들고 있다.

청약 광풍이 불고 있는 서울은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서울에서는 2017년 8·2 대책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1순위 가입자수가 2순위를 역전했다. 8월말 현재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가 584만2811명으로 집계돼 전월(582만624명) 대비 2만2187명이 늘었다. 서울 1순위 가입자수 293만2863명으로 2순위(290만9948명)를 추월했다.

정부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카드에 이어, 임대차 계약이 끝난 세입자가 재계약을 요구하면 갱신을 강제하는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까지 꺼내들 분위기다. 집주인이라고 다주택자라고 아무 걱정없고 불안도 없는 악인이 아니다. 국민 누구나 유주택자 아니면 무주택자다. 주택이 있건 없건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이라면 불안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가 늘 고민이다. 정부의 고민은 이러한 국민의 불안함을 덜어주는데 초점을 맞춰야하지 않을까.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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