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과 가족을 둘러싸고 빚어진 각종 의혹 제기를 '가족 인질극'으로 표현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 "막장 가족 인질극의 주범은 검찰이나 언론이 아닌 조국 그 자신이다"라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유시민 작가, 똑똑한 분이 이상해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조국 가족이 인질로 잡혔다고 한다. 그런데 인질범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면서 "정작 막장 가족 인질극의 주범은 검찰이나 언론이 아니고 조국 그 자신이다. 조국은 청문회에서 모른다 아니다 안 했다며 모든 책임을 가족들에게 떠넘겼다. 자신에게 면죄부 주기 위해 가족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이 살기 위해 부인을, 동생을, 조카를 죄인 만든 것이 국민이 더 크게 분노한 이유다"라면서 "문 대통령도 그렇고 유 작가도 이런 사실 뻔히 알면서도 조국 앞에만 서면 비정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국 주연의 막장 가족 인질극에 조연으로라도 참여하고 싶은 것 같다"면서 "우리 국민도 조국의 가족인질극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지긋지긋한 막장 인질극 끝내고 싶다면 '조국파면 투쟁'에 유작가도 동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14일 유튜브 '딴지방송국'이 공개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언론의 문제제기와 야당의 폭로가 1막, 검찰이 압수수색하고 대통령이 임명할 때까지가 2막, 지금 3막이 열린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3막으로 넘어갈 때는 인질극 성격이 좀 바뀌었다. 처음에는 조국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했으나 3막으로 넘어갈 때는 대통령이 상대방이 돼 '당신이 조국이라는 총을 버려라'가 된 것"이라며 "조국 가족 인질극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대통령은 쏘려면 쏘라고 조국 임명 방아쇠를 당긴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조 장관의 임명을 철회할 상황에 대해 "(검찰이) 다 쏴 죽일 것이다. 자신들이 옳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끝까지 죽일 것"이라며 "우선 정경심 교수가 '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생각하건대 위법한 행위를 한 일은 없다. 내가 구속되더라도 당신은 가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유 이사장은 조 장관 딸이 받은 동양대 표창장 의혹 등과 관련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한 것에 대해서는 "15분44초 통화했다. 그중 절반 정도는 팩트 체크 관련 통화였고 절반은 안부를 묻고 농담을 주고받았다"며 "총장은 여러 사람이랑 통화한 내용을 뒤죽박죽 섞어서 (언론에) 말씀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동양대 건 전체가 조국을 압박해서 스스로 사퇴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고 저는 판단한다. 언론인들이 검찰에서 직간접적으로 흘러나오는 팩트에 관한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그냥 갖다 써서 이미 유포돼있는 대중적 편견과 선입견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계속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 이사장은 "민주당원도 아닌 유 이사장 때문에 검찰, 20대, 언론이 모두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라고 자신을 저격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에 대해 "말을 진짜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서울대 촛불집회에 대해 "과거엔 우리가 진실을 말해야 하고 비판하면서 불이익이 우려될 때 마스크를 쓰고 시위했다"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집회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 때 민주당이 반대한 '복면 착용 금지법'의 이야기가 나오자 "유시민씨는 민주당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편 들어주시려는 건 고맙게 생각합니다만 오버하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나는 복면을 안 쓰고 하는 게 좋다고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과 복면을 쓰면 처벌하는 법을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며 "박 의원은 그런 식으로 토론하면 안 된다. 제가 보다가 화딱지가 났다"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 중앙지검은 이날 새벽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 모 씨에 대해 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씨는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를 다른 사람을 내세워 운영하면서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리고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지난달 말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이 제기되자 해외로 출국했고, 14일 자진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체포된 뒤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