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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街 대전망] 금리 vs 물가전쟁 향방…우려감에 '채권'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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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10년7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했지만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등 경기침체 우려는 여전하다.

국내 경기 역시 마찬가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채 금리는 지난달 19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093%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와 물가 하락이 함께 일어나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을 제외해도 글로벌 경기가 하락세인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글로벌 중앙은행의 완화정책이 올 하반기부터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美채권 '장단기' 금리 역전 심화…경기침체 현실로

8월 초 미국 채권시장에서 12년 만에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역전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불확실한 미래까지 돈을 투자하기 때문에 더 높은 금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장기 채권으로 몰리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하는 반면 금리는 낮아지기 때문이다.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을 경기침체의 신호로 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정책이 올해 연말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경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은 심화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미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와 ECB의 공격적인 통화 완화정책은 결국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모멘텀 역할을 할 것"이라 분석했다.



◆韓채권 금리 당분간 등락…방향은 여전히 하락세

국내 채권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주식을 팔고 채권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19년 8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8월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은 19억5000만달러 순유출된 반면 채권투자자금은 14억3000만달러 순유입됐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린 것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악재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달부터 채권 금리가 상승 전환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반등세로 보고 있다. 적정 수준을 탐색하는 투자자들의 눈치 싸움에 채권 금리는 당분간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채권 금리의 큰 방향성은 여전히 하락"이라며 "금리인하 행렬에 더 많은 나라가 동참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 평가했다.

◆ECB 예금금리 인하에도 유럽 채권 강세…DLS 손실 불가피

유럽 중앙은행(ECB)가 12일 예금금리(예치금 금리·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맡긴 예치금에 제공하는 금리)를 마이너스(-) 0.4%에서 -0.5%로 0.1%포인트(10bp) 인하했음에도 유럽 채권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CB가 매월 2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국채) 의지를 보이면서 채권 금리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예금금리 인하가 채권 강세로 이어지면서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것이다.

ECB는 예금금리 인하와 장기대출프로그램을 개선해 독일, 영국 등 고금리 국가들의 재정을 부진한 국가(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계는 명확해 보인다. 이미 이들 나라들은 높은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어 금리 인하에 따른 수혜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결정은 '금리를 낮춰 경기를 살리자'는 의미가 아닌 '이미 낮아진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ECB의 예금금리 인하에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일국채 10년물에 금리를 연계한 국내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의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실상 독일국채가 마이너스권 진입 이후에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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