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보관하는 용량이 2022년이면 한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 고위 정부인사가 오염수를 “결국엔 바다에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하라다 요시아키 일본 환경상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처리하는 방법은) 바다로 방출해 희석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장도 같은 의견”이라며 “과학적으로 안전성을 살펴보면 방류가 정말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라다 환경상은 오염수 처리 문제가 일본 환경부 소관이 아니라면서 ‘단순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이같이 언급했다. 하지만 일본의 환경정책을 책임지는 각료 발언이란 점에서 일본 정부가 이미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자로 내 핵연료가 녹는 ‘멜트다운(노심용융)’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원자로 건물에 생긴 무수한 균열을 통해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세슘과 스트론튬 등 주요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처리수를 희석해 바다에 방출하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오염수 배출이 환경에 영향이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일본 정부도 현 기술로는 처리수에서 트리튬(삼중수소) 등 일부 물질은 제거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오염수 처리 방안에 대해 지난달 말 한국 정부가 제기한 질의에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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