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안경비대(USCG)가 미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 골든레이호에 고립됐던 한국인 선원 4명을 모두 구조했다.
미 해안경비대는 이날 오후 조지아주 자연자원부 해안자원국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미 해안경비대 존 리드 대령이 4명의 생존자 중 3명을 구조한 후 "4번째 선원을 구출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힌지 얼마 안 돼 나머지 1명까지 구조한 것.
마지막 생존자 1명은 선박 내 엔지니어링 칸에서 강화 유리 뒤편에 갇힌 상태로 알려졌었다.
골든레이호는 미국에서 중동으로 수출되는 완성차 4000여 대를 싣고 가던 중 브런즈윅항에서 12.6㎞ 떨어진 해상에서 선체가 좌현으로 크게 기울어지며 전도됐다. 사고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10명을 포함해 24명이 타고 있었고, 이중 20명은 사고 7시간 만에 헬기로 구조됐다.
미 해안경비대는 앞서 선박 선미에 해당하는 프로펠러 샤프트 룸에서 선원들이 생존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선체를 절단해 구출했다.
앞서 구조된 선원 3명은 즉각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미 해안경비대 로이드 헤플린 중위는 AP통신을 통해 "한국인 선원들이 배 안에 있었고, 몸 상태는 괜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도 3명이 먼저 구조된 후 한국 사고대응반이 자리 잡은 조지아주 브런즈윅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의료검사를 위해 병원에 가 있는 상태이지만 전반적으로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전했다.
구조되지 못했던 1명의 선원에 대해서는 "다른 공간에 별도로 떨어져 있는 관계로 함께 구조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최대한 빠르게 구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생존자를 위해 물과 음식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선체에) 각각 3인치의 3개 구멍을 뚫어 음식과 물을 제공했고, 구멍 하나를 더 뚫어 출입구를 만들었다"며 "한 분은 다른 공간에 있기 때문에 그 공간에서 어떤 상황인지 먼저 파악해 구멍을 다시 뚫을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미 해안경비대의 구조 작업이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김 총 영사는 "미 해안경비대도 이렇게 빨리 (구조작업이) 진전되리라 추측 못 한 것 같다"며 "(구조 시점을) 내일 새벽까지 얘기할 정도로 상당히 길게 봤다"고 밝혔다.
배가 갑작스럽게 전도된 원인에 대해선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 총 영사는 "해안경비대와 선사가 두루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기존에 구출된 선원 중심으로 오늘 (오전) 10시부터 면접 등을 통해 조사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일본 선박이 접근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당국 조사를 기다리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 사고로 브런즈웍 항은 현재 선박 통행이 금지됐고, 인근엔 비상 안전 구역이 설치됐다. 골든레이호 주변 1㎞ 반경 접근도 모두 통제되고 있다.
전도된 골든레이호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되지는 않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방제 작업도 준비 중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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