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랜드가 피부 재생에 쓰이는 히알루론산을 기반으로 뷰티·미용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연간 8000억원에 달하는 피부 미용 용도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날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히알루론산 원료 생산에 머물지 않고 건강기능식품 독자 브랜드를 내놓는 등 소비자 시장까지 잡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초 히알루론산 생산경기 안산 신길동에 있는 SK바이오랜드 안산공장에 들어서자 새콤한 냄새가 반겼다. 공장 안은 배양기를 비롯한 각종 장비가 가동되는 열기로 후끈했다. 김민석 SK바이오랜드 공정기술팀 과장은 “1992년 국내 최초로 히알루론산을 양산했다”며 “생산능력은 월 800㎏으로 국내 최대”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랜드 공장은 태평양화학 시절 세워져 바이오랜드, SK바이오랜드 순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히알루론산은 콜라겐, 엘라스틴과 함께 ‘진피층 3총사’로 불린다. 히알루론산은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구성한 피부조직 사이로 들어가 수분을 끌어당겨 피부 탄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체내 함유량이 점차 떨어진다. 2000년대 들어 유산구균을 배양, 정제해 건강기능식품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화장품, 의료기기(히알루론산 필러)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히알루론산은 미생물은행의 유산구균 종균을 소량 배양하면서 생산을 시작한다. 소량 배양을 마치면 10~20L 배양탱크로 옮겨 2차 배양을 한 뒤 건물 3층 높이의 50t 규모 배양 탱크로 옮겨진다. 배양을 마치면 여과→농축→재여과→건조 과정을 거쳐 분말 상태의 최종 제품으로 만든다. 이성진 SK바이오랜드 소재연구기획팀 책임연구원은 “SK바이오랜드에서 생산하는 히알루론산은 화장품 70%, 식품 17%, 의료소재 13%의 비중으로 사용된다”며 “농축 정제 과정이 반복될수록 화장품, 식품, 의료소재용 순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시장에 직접 진출SK바이오랜드 히알루론산의 최대 강점은 복합 기능성이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외선으로 손상된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개별인정을 받았다. 식약처가 고시한 피부 보습 외에 히알루론산 기능으로 자외선 피부 손상과 관련해 개별인정을 받은 것은 이 회사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170여 개사에 히알루론산을 공급하며 필러 제조사에도 납품하고 있다.
SK바이오랜드는 지난 6월 ‘히알루론에이지’를 출시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연간 4조원에 달하고 피부 개선 용도의 제품은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원료 공급사 역할을 하던 SK바이오랜드가 완제품 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히알루론에이지는 타사 제품보다 두 배(240㎎) 많은 히알루론산이 들어 있어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홈쇼핑에서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판로도 넓힐 계획이다.
SK바이오랜드는 200여 종의 천연물 소재 상업화 경험이 있다. 여성 갱년기, 면역 개선, 체지방 감소, 관절건강과 관련된 개별인정형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완제품을 개발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근식 SK바이오랜드 대표는 “독자적인 고품질 소재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사업을 확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산=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