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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장활력 꺾는 사전·과잉 규제, 바로 잡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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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낡은 규제’와 ‘구조적 시장진입 규제’ 철폐 의지를 밝힌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경제 전반에 큰 영향력을 지닌 공정거래위원회 수장 후보임에도 정책방향이 불분명했던 조 후보자가 규제개혁을 강조하고 나서자 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조 후보자는 현행 규제체계의 문제점으로 경직적인 ‘사전규제’와 ‘과잉규제’를 꼽고 개선을 약속했다. 옳은 방향이고 시의적절한 판단이다. 촘촘한 규제그물 하에서는 4차 산업혁명도 신산업 육성도 불가능한 만큼 공정위도 규제 혁파의 주역으로 뛰어야 한다. 전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2년간 공정위원장직 수행 후 “거친 사전규제보다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사후 감독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소신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공정위는 불과 몇 달 전에도 대기업 시스템통합(SI)업체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 조사에 착수하고, 계열분리와 지분매각을 압박 중이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 등 신시장 개척에 SI업체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지분 사전 규제는 재고돼야 할 것이다.

물론 규제 완화는 공정위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정거래법뿐만 아니라 상법과 금융법·세법 같은 여러 법안에 산재한 사전규제조항을 사후 규제로 포괄적으로 정비해야 혁신경제를 꽃피울 수 있다. 자율주행차 수소차 핀테크 원격의료 카풀 등의 신산업과 공유산업에서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일이 특히 중요하다. 중국조차 IT(정보기술)·핀테크 등의 신산업에는 ‘선(先) 허용, 후(後) 규제’ 원칙을 채택 중이지만, 한국 공무원들은 ‘금지 규정도 없지만 허용 규정도 없다’며 몸을 사리는 게 현실이다. 규제 샌드박스가 가동됐다지만 덕지덕지 제한조항이 붙은 임시조치에 불과하다.

과잉규제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이 시작되면서 과잉규제가 부품·장비 국산화마저 원천봉쇄하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2012년 불산유출사고를 계기로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안전기준이 크게 강화되고, 2013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제정 이후 국산화 의지가 꺾이고 말았다. 경직된 최저임금제도와 ‘주 52시간 근로제’도 대표적 과잉규제다.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과잉처벌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배임행위에 형법을 적용해 형사처벌까지 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 방지) 최저임금법 화관법 화평법 산업안전보건법 대기환경보전법 등 최근 개정된 많은 법률에도 어김없이 형사처벌조항이 들어가 있다.

사전규제·과잉규제는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핵심적인 요인이다. 수출 급감도 새 수출산업 등장을 막는 산업생태계 규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기업 해외투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난 반면 ‘유턴’ 실적은 부진한 것도 규제장벽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의욕을 보인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갑을 관계 등의 문제 역시 ‘부처 간 협의를 통한 규제철폐’라는 시각으로 임할 때 창의적인 해법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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