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차량의 엔진 소리는 예술적인 가치를 지닌 명품으로 인정받는다. 섬세하면서도 묵직한 엔진음은 “음악 같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실제로 배기음을 뽑아내는 과정에 피아니스트와 작곡가 등 음악가들이 투입된다. 이들은 마세라티 본사에 있는 엔진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 튜닝 전문가들과 함께 악보를 그려가며 배기음을 조율한다. 회사 관계자는 “‘작곡을 한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배기음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도로 위 예술품’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세라티의 엔진음은 20세기 최고의 테너로 평가받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와도 인연이 깊다. 1984년 마세라티가 본사를 파바로티의 고향인 이탈리아 모데나로 옮기면서다. 마세라티 마니아였던 파바로티는 회사에 방문해 엔진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엔진음에 감명을 받은 그는 1963년 스포츠카인 세브링을 구입했다.
당시 이탈리아 자동차·음악업계에서는 마세라티의 배기음과 파바로티의 음악적인 성향이 매우 닮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세라티 엔진음의 치솟는 고음이 파바로티의 강렬하면서도 단단한 음색을 떠올리게 한다는 해석이다.
마세라티는 105년 동안 아름다운 엔진음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한다. 2012년 9월에는 일본 시즈오카에 있는 사운드디자인라보합동회사, 주오대 음향시스템 연구실과 ‘엔진음 쾌적화 프로젝트’라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의 엔진음과 다섯 가지 바이올린의 소리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심박수, 혈류량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콰트로포르테의 엔진음은 세계적인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연주 소리를 들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소음으로 여겨지는 엔진음도 도로 위의 감미로운 예술품으로 만들어낸다는 마세라티의 자부심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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