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고지대라고 해도 거리 차이를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5m 정도 차이가 나더라고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루키 임희정(19)의 말이다. 이번 대회 기간에는 평소보다 비거리가 더 나고 있다는 얘기다. 임희정만 그런 게 아니다. ‘매치 퀸’ 김지현(28)도 “거리가 더 나가 파3에서 거리감을 맞추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 클럽을 길게 잡는 건 위험 부담이 있어 컨트롤 샷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열린 강원 정선 하이원CC는 해발 1136m 고지에 자리 잡고 있다. 고지대에서 비거리가 더 나는 것은 공기의 밀도 차이 때문이다. 낮은 공기 밀도로 인해 골프공에 작용하는 (저)항력이 줄어들어 공이 더 천천히 낙하하면서 비거리가 길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태훈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마케팅팀장은 “고도가 올라감에 따라 중력이 낮아져서라는 설도 있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 밀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비거리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고도 외에 온도도 공의 퍼포먼스에 영향을 준다. 높은 기온보다는 차가운 기온에서 통상 비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 차가운 공기가 따뜻한 공기에 비해 밀도가 더 높아서다. 공 자체의 온도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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