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 짙은 사랑의 여운을 남기며 종영했다.
지난 24일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하 ‘오세연’) 최종회가 방송됐다.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어른들의 성장드라마 그 동안 출구 없는 사랑에 빠져 울고 웃은 손지은(박하선 분), 윤정우(이상엽 분), 최수아(예지원 분), 도하윤(조동혁 분)은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하며 진짜 자신을 찾았다.
손지은과 윤정우가 사랑의 희열에 젖어 있을 때 가장 큰 아픔이 찾아왔다. 각자의 배우자로 인해 강제 이별을 겪게 된 것. 이후 두 사람은 서서히 자신을 잃어갔다. 결국 손지은은 극단적 선택까지 했다. 이를 본 남편 진창국(정상훈 분)은 손지은의 이혼요구를 들어줬고, 손지은은 혼자 세상으로 나왔다. 윤정우는 상상 임신까지 한 아내 노민영(류아벨 분)과 미국으로 향했다.
또 다른 사랑 주인공 최수아, 도하윤도 헤어졌다. 도하윤은 최수아가 자신 때문에 돈, 안락함, 그리고 사랑하는 두 딸까지 모두 잃어가는 것을 보고 그녀를 놓아주기로 결심했다. 화가인 그는 스페인으로 작품활동을 위해 떠났고, 최수아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서로를 위해서지만 아픈 이별을 한 두 사람의 마음이 애틋한 눈물을 자아냈다. 그렇게 네 주인공은 각자의 인생을 살게 됐다.
3년 후, 손지은은 여전히 작가라는 꿈을 좇고 있었다. 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했던 윤정우는 노민영과 이혼한 뒤 한 수목원의 소장이 됐다. 도하윤은 유명 화가가 되어 유럽을 매료시켰고, 최수아는 아이들의 엄마 역할은 물론 발레 레슨까지 하며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 네 남녀 모두 다른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
방송 말미 최수아가 혼자 사는 아파트에 도하윤이 그녀를 모델로 그린 그림을 보냈다. 각자 이혼해 혼자가 된 손지은과 윤정우는 두 사람이 사랑의 도피를 했던 산장에서 재회했다. 사랑에 있어서는 물론, 한 인간으로서도 성장한 네 남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오세연’ 최종회는 마무리됐다. 이렇게 ‘오세연’은 네 남녀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희열, 고통, 번뇌, 갈등 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따라온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우연히 서로 만나 서서히 깊숙이 스며든 손지은과 윤정우. 짧은 순간 강렬하게 빠져든 최수아와 도하윤. 이들의 사랑은 순수하고 애틋했으며 솔직하고 도발적이었다. ‘오세연’은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부터 아프고 힘든 이별까지, 사랑의 모든 과정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내며 명품멜로로서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극 초반 금기된 사랑, 불륜을 그려 문제작으로 주목 받은 ‘오세연’이 공감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는 것은 방영 내내 호평을 모았다.
이는 유려한 글로 인간 본연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유소정 작가의 글, 실제로 대본 속 인물이 되어 그 감정을 그대로 전달한 배우들의 열연, 이를 아름다운 영상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담아낸 김정민 감독의 감각적 연출, 이 삼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 사랑은 물론 진짜 자신의 행복을 찾으라는 의미 있는 메시지까지 전달했다. 2019년 여름, 누구보다 애틋했고 누구보다 가슴 시렸던 격정 멜로 ‘오세연’이 남긴 여운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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