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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아이유)과 여진구가 주연으로 나선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달 13일 방영을 시작한 ‘호텔 델루나’는 첫 회 시청률 7.3%(닐슨코리아)로 출발해 이달 18일엔 10.4%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드라마 이상으로 주목받는 것이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다. 가수 폴킴의 ‘안녕’과 벤의 ‘내 목소리 들리니’, 거미의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 등 세 곡이 지난 13일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 1~3위를 싹쓸이했다. ‘호텔 델루나’ OST는 23일 오전 9시 기준으로도 1~3위를 차지했고, 10위권에 6곡이 포진했다. 상위 20위권으로 넓히면 7곡, 50위권에는 11곡이 랭크됐다.
‘호텔 델루나’ OST는 지난달부터 매주 평균 두 곡의 음원을 공개할 때마다 서로 1위 다툼을 벌였다. 태연의 ‘그대라는 시’를 시작으로 헤이즈의 ‘내 맘을 볼 수 있나요’, 거미의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 벤의 ‘내 목소리 들리니’, 폴킴의 ‘안녕’, 펀치의 ‘던 포 미(Done For Me)’ 등이 공개될 때마다 잇달아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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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올 6월에는 월간 차트에서 OST 점유율이 3.6%로 저조했지만 7월 ‘호텔 델루나’ OST 공개 이후 5.6%로 반등했다”며 “8월에는 10%에 육박하거나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 드라마의 OST가 차트를 휩쓴 것은 2016년 말~2017년 초 방영된 tvN 드라마 ‘도깨비’ 이후 약 2년 반 만의 일이다.
‘호텔 델루나’ OST의 성공 요인으로는 드라마 장면과 맞아떨어지는 서정적인 가사, 막강한 가창 라인업, 제작사와 프로듀싱팀의 시너지 등 여러 가지가 꼽힌다. 김 위원은 “드라마의 장면과 OST가 절묘하게 어우러질 때 OST가 인기를 끌 확률이 높다”고 했다. ‘호텔 델루나’ 10회에서 장만월이 눈물을 흘릴 때 흘러나온 폴킴의 ‘안녕’은 발매 다음날 멜론 차트 1위로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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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델루나’ OST 제작사 냠냠엔터테인먼트의 송동운 대표와 함께 ‘OST 장인’으로 불리는 프로듀싱팀 로코베리의 시너지도 빛을 발했다. 로코베리는 OST ‘안녕’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 ‘내 목소리 들리니’를 작곡·편곡했다.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노랫말도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로코베리는 “OST가 히트하려면 멜로디의 후렴이 확실해야 한다. 그래야 시청자들이 영상에 맞춰 극대화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며 “그래서 연주와 편곡 면에서 후렴을 돋보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OST는 일반 음원에 비해 수명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도깨비’ OST인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종영 한 달 뒤에도 멜론 월간 종합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호텔 델루나’ OST가 이런 전례를 재현할지도 관심사다. 강 평론가는 “가창자들의 팬덤이 두텁기 때문에 드라마와 상관없이 독립된 하나의 곡으로서 종영 이후에도 차트에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경 한경텐아시아 기자 k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