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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계소문|SNS 폭로전에 피로감 누적된 대중들…여론 재판받는 연예인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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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몇년 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예능 장르 중 하나다. 이제 베일에 쌓여 있던 스타들의 민낯은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이자 대중들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지름길이 됐다.

자연스레 대중들은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지는 스타들의 모습에 평가 잣대를 들이밀게 됐다. '리얼'이 강조되면서 프로그램 안에서 보여지는 상황과 성격, 태도, 말투 등으로 해당 연예인에 대한 판단이 가능해진 탓이다.

TV조선 '아내의 맛'에서 금전, 육아 문제 등으로 계속해 갈등을 빚는 함소원, 진화 부부를 보며 시청자들은 이들의 성향을 두고 설전을 펼친다. 또 '동상이몽2'에 출연한 김원중, 곽지영 부부의 삶에 호응하기도 하고, '연애의 맛2'에 출연 중인 오창석, 이채은 커플을 보며 두 사람의 연애 스타일을 엿보기도 한다. 간접 경험을 통해 보고 들은 것을 토대로 '배역'이 아닌 '사람' 자체에 대한 이미지를 정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TV가 아닌 SNS를 통해서도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드러나고 있어 연일 화제다. 단, 그 성질은 다소 다르다. '일상의 공유'가 아닌 '폭로전의 창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 그야말로 '리얼'과 'TMI(Too Much Information, 너무 과한 정보를 뜻하는 신조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구혜선과 안재현의 이혼 갈등을 들 수 있다. 두 사람이 파경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은 구혜선의 SNS 폭로로 세간에 알려졌다. 구혜선은 안재현이 변심해 이혼을 원한다고 폭로했고, 안재현은 결혼 생활 중 부끄러운 짓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이후로도 구혜선은 안재현과의 일화 등을 털어놓으며 SNS 폭로전을 이어갔다.

그간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사랑꾼' 이미지를 쌓아온 안재현과 구혜선이었기에 대중의 충격은 배로 컸다. 과거 두 사람이 함께 찍었던 tvN '신혼일기'까지 덩달아 주목 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이 리얼리티 콘셉트였기에 그 안에서 이들이 주고 받은 대화나 에피소드까지 재소환되며 '불화 포인트'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일었다. 일상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의 '명과 암'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렇게 SNS로 폭로된 사생활은 가차없이 대중의 심판대에 올랐다. 폭로된 내용, 그간 방송에서 보여진 모습, 평소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들의 성향 등 여러 요소가 심판의 기준이 됐다. 안재현은 '사랑꾼' 이미지에 발목이 붙잡혀 본업에도 타격을 입었다. 웨딩을 콘셉트로 하는 한 화장품 브랜드는 광고 모델이었던 안재현을 '손절'했다. '사랑꾼' 이미지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았으나 현 상황으로서는 이와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안재현이 등장하는 광고의 중단, 삭제를 결정했다.

이 밖에 tvN 새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시즌7과 MBC 새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 제작진을 향해서도 안재현의 하차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앞서 강타의 사생활을 폭로한 오정연, 남태현의 사생활을 폭로한 장재인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오정연은 지난 2일 SNS에 "반년 가량 진지한 만남을 이어온 연인이 다른 여자와 한 침대에서 발견됐다면 충격일 수밖에 없다"라는 글을 적으며 강타의 사생활을 폭로, '양다리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강타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결국 그는 신곡 발표를 취소함은 물론, SM타운 콘서트 일정에도 불참하고, 출연 예정이었던 뮤지컬 '헤드윅'에서도 하차했다.

장재인 역시 지난 6월 공개 연애 중이었던 남태현의 양다리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SNS에 남태현이 다른 여성 A씨와 나눈 대화를 게재했다. 해당 대화에서 A씨는 남태현에게 왜 장재인과 헤어졌다고 거짓말을 했냐고 말했고, 남태현은 장재인을 애매한 관계라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남태현에게 비난의 화살이 꽂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는 장재인과 함께 출연 중이었던 tvN '작업실'에서 편집되는 굴욕을 맛봤고, 뮤지컬 '메피스토'에서도 하차했다.

TV프로그램에 이어 이제는 SNS로도 공개되는 연예인들의 사생활. 범죄 행위가 아니더라도 이들은 대중의 심판대에 오르고 책임을 물게 되는 입장이 됐다. 대중의 관심을 바탕으로 일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스타이기에 이를 마땅한 '알 권리'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나친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한 번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경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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