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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초 경기 화성시의 리니어모터 전문업체 코베리(사장 김홍중·53)에 일본 굴지의 공대 교수 4명과 박사과정 대학원생 6명이 들어섰다. 이들이 임직원 8명의 중소기업을 찾은 것은 이 회사와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제안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코베리가 개발해 한국 일본 미국 EU 등에 특허를 낸 ‘코베리 리니어모터(kovery linear motor)’에 관심이 있었다. 이 회사엔 일본 기업인·연구원·대학교수들이 종종 찾아온다. 이들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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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제품의 특징은 영구자석을 바닥면과 수평으로 배치한 기존 리니어모터와는 달리 수직으로 배치한 것이다. 영구자석을 수직배치함으로써 자기흡인력(철심과 영구자석이 서로 당기는 힘)을 대폭 줄일 수 있어 모터가 빠르고 정밀하게 움직인다. 김홍중 사장은 “우리 모터는 나노 수준까지 정밀하게 제어를 할 수 있다”며 “이는 1만m 상공을 나는 비행기에서 줄을 맞춰 모내기를 하는 수준의 정밀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특허기술을 이용하면 단순하게 모터를 제작할 수 있어 유지보수가 간편하고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에 대해 작년 4월 ‘일본 모터기술 심포지엄’에 초청받아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일본 기업인과 대학교수 연구원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부산기계공고와 조선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김 사장은 일본 문부성 국비장학생으로 도쿄도시대 전기공학과에 입학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히타치연구소에서 13년간 일했다. 일본어학교 어학과정을 이수할 때는 전봇대에서의 전선작업 등 남들이 기피하는 곳에서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보탰다. 히타치 연구원 시절 200건이 넘는 특허를 회사와 공동 출원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자 일본 동료들이 귀화를 권유했다. 이를 뿌리치고 가족을 일본에 둔 채 홀로 귀국한 것은 고국을 위해 마지막으로 기여하자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2010년 창업하면서 사명을 ‘코리아 이즈 베리 굿’의 준말인 코베리로 정했다.
임차공장을 전전하던 그는 작년 말 화성에 자가공장을 처음 마련했다. 수원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대지 약 2800㎡, 연건평 1800㎡ 규모다. 그는 이번 공장 마련을 계기로 리니어모터 수출 확대, 자동화장비산업으로의 진출 등 몇 가지 도약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생산시설이 확충된 만큼 좋은 인력을 보강하고 3년 뒤 연매출을 1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생산제품의 30%가량을 일본으로 수출하는데 히타치의 옛 동료들과 전문학회지인들이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히타치 THK 등에 이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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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