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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착공…시흥·금천·구로 아파트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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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이 사업 추진 21년 만에 첫 삽을 뜬다. 개통 뒤 안산 시흥 등 경기 서남권에서 서울 도심까지 이동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든다. 향후 월곶~판교선, 소사~원시선, 고속철도(KTX) 등과 연계돼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한 축이 될 전망이다. 교통이 열악한 수도권 외곽지역을 달리는 노선인 만큼 주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교통여건 획기적 개선”

국토교통부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의 실시계획을 22일 승인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은 안산(한양대역)에서 출발해 시흥 광명을 거쳐 여의도까지 44.7㎞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다. 사업비 3조3465억원을 투입해 15개 정거장을 짓는다. 그동안 사업 속도는 더딘 편이었다. 1998년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에 처음 반영된 뒤 부침을 계속했다. 2012년 설계를 끝내고도 지난해 3월에서야 넥스트레인(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노선은 지하 40m 이하 대심도 공간에서 최고 시속 110㎞로 운행한다. 9호선 급행열차(46.8㎞/h)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일반 기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흥시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이동 시간은 현재 53분에서 개통 뒤 22분으로 단축된다. 안산 원시동에서 여의도역까지는 36분 안에 닿는다. 원시~시흥시청 구간에서는 소사~원시선으로, 시흥시청~광명 구간에서는 월곶~판교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국토부는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토지 보상이 완료되는 구간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송산 차량기지는 이달 말 착공한다. 개통 목표는 2024년 말이다. 황성규 국토부 철도국장은 “지금까지 광역·도시철도의 ‘사각지대’이던 경기 서남부의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 등 수도권 서남부 수혜

전문가들은 안산 시흥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최대 수혜지로 꼽는다. 개통 뒤 서울 도심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때문이다. 인구 42만 명이 살고 있는 시흥시는 소사~원시선 개통 전까지 도심을 관통하는 지하철이 하나도 없었다. 안산은 지하철 4호선이 동서로 지나는 까닭에 서울까지 이동시간이 최소 한 시간 넘게 걸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과 다중 역세권으로 재탄생하는 지역이 가장 큰 수혜지”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노선이 지날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등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독산동 J공인 관계자는 “신안산선 착공 소식이 지난해부터 들리면서 매수세가 붙기 시작했다”며 “신안산선 독산역과 가까운 롯데캐슬골드파크1차(전용면적 84㎡) 매매가는 연초 대비 5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했다.

일부 지역에선 교통 호재가 집값에 이미 반영된 데다 공급 물량도 넉넉해 당장 집값이 오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안산시 고잔동 M공인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나온 계획인 데다 공급 과잉 상태여서 매수 문의 전화가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착공 뒤에도 공기 지연 변수가 많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개통한 9호선 3단계 구간(서울 잠실운동장~보훈병원)은 2016년 2월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싱크홀과 예산 부족 때문에 2년10개월 더 걸렸다. 별내신도시에 들어설 8호선 연장 별내선(암사역~별내역) 개통도 서울 암사유적지 문화재 조사와 개발행위 허가 등의 문제로 1년 늦어졌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22년에서 2023년 9월로 연기됐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매년 10% 가까이 줄이고 있어 공사 지연은 흔한 일이 됐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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