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를 사람 10명 중 8명은 일반담배(궐련)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의 1일 흡연량이 5개비 가량 많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울산대의대 조홍준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조사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실태 및 금연시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국의 20~69세 남녀 7000명 중에서 현재 담배제품 사용자 1530명(궐련 1364명, 궐련형 전자담배 574명, 액상형 전자담배 394명)을 대상으로 흡연형태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574명)를 분석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사람은 13.4%(77명)에 불과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궐련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47%(270명),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5.7%(33명), 세 종류의 담배를 모두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33.8%(194명)로 나타났다. 즉,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80.8%)은 궐련을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의 하루 흡연량이 더 많았다. 담배제품에 따른 1일 흡연량을 비교(다만, 액상형 전자담배는 사용량을 비교할 수 없어 제외)해보니, 궐련만 사용하는 사람은 1일 평균 12.3개비, 궐련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사람은 8.7개비,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은 17.1개로 분석됐다.
한 종류의 담배만 사용하는 사람보다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1일 평균 흡연량이 많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 모두를 사용하는 현재 담배제품 사용자에게 '궐련은 사용하지 않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사용하는 장소'를 물어보니, 응답자의 35.9%는 자동차, 33.3%는 가정의 실내를 꼽았다.
16.1%는 실외금연구역, 15.8%는 회사의 실내, 8.2%는 음식점 및 카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담뱃재가 없어서'(79.3%)와 '궐련보다 냄새가 적어서'(75.7%)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밖에 '간접흡연의 피해가 적어서'(52.7%), '궐련보다 건강에 덜 해로워서'(49.7%), '궐련 흡연량을 줄일 수 있어서'(47.2%), '제품 모양이 멋있어서'(42.8%) 등으로 응답했다.
2017년 6월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 이후 2017년 9월 1일, 2018년 3월 1일, 2018년 9월 1일을 기준으로 담배제품 사용 변화를 조사한 결과, 궐련만 사용하는 비율은 감소(17.2%→15.2%→14.8%)했다.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비율(1.5%→1.8%→2.3%)과 궐련형 전자담배와 궐련을 함께 사용하는 비율(3.2%→4.1%→4.4%), 3종류의 담배를 모두 함께 사용하는 비율(2.4%→2.7%→3.1%)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조사대상자(7000명)의 87.4%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전자기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홍준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중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사람은 매우 적으며, 대부분은 '이중사용자' 또는 '삼중사용자'였다"며 "두 가지 이상의 담배 종류를 사용하는 중복사용자는 담배 사용량이 많아 니코틴 의존성이 높고, 궐련을 사용하기 어려운 실내에서도 사용하기 때문에 담배를 끊을 확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