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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인도와 교역 중단"…다시 불꽃 튀는 '화약고' 카슈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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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파키스탄이 70년 넘게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남아시아의 화약고’ 카슈미르 지역 분쟁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인도 정부가 자국령인 카슈미르(잠무 카슈미르) 자치권을 박탈하자 파키스탄이 인도와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교역을 잠정 중단한다고 맞섰다. 인도령 카슈미르 일부를 점령 중인 중국과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등이 개입하면 사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7일 인도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한다고 발표했다. 샤 마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이날 TV 생중계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 주재 인도 대사를 추방할 것”이라며 “인도에 주재하는 파키스탄 외교관도 전원 복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외교·교역 외 다른 분야에서도 인도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또 인도의 인도령 카슈미르 자치권 박탈 조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의 경계에 있는 약 22만㎢ 면적 산악지대다.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길목인데다 일대 주요 수자원인 인더스강이 지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1965년, 1971년 세 차례 전쟁을 치른 끝에 각각 카슈미르의 남동부와 북서부(아자드 카슈미르)를 차지했다.

하지만 인도령 카슈미르는 인구의 70%가량이 무슬림이어서 무슬림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편입해 달라는 움직임이 꾸준했다. 이 때문에 힌두교 중심인 인도는 무슬림 인구가 대다수인 인도령 카슈미르를 특별 지구로 설정했다. 인도 정부는 인도령 카슈미르에 그간 국방·외교 등을 제외한 영역에서 자치권을 줬지만 지난 5일 회수했다. 인도 정부는 인도령 카슈미르 내 라다크 등을 연방 직할지로 두고 직접 통치할 계획이다.

국제 사회는 분쟁이 심화될 경우 카슈미르에서 인도·파키스탄 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최근 부쩍 강경론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월 인도가 파키스탄을 공습해 전면전을 벌일 뻔했다. 당시 전투기까지 동원한 공중전이 있었지만 미국 등 국제 사회가 자제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수습됐다.

주요 외신들은 카슈미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세계열강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도령 카슈미르 일부(아크시아찬)를 점령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인도 국경 서쪽(카슈미르)은 중국 영토”라며 “인도 정부가 자국 법을 일방적으로 개정해 중국 영토 주권을 훼손하는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라비시 쿠마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령 카슈미르는 국내 사안”이라고 맞받아쳤다.

중국은 그간 카슈미르 분쟁에서 파키스탄을 지지해왔다. 인도와는 국경 분쟁 중인데다 파키스탄이 중국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주요 협력국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에게 “역내 중재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인도는 미국의 중재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하자 이후 카슈미르와 관련한 별다른 방침을 내놓고 있지 않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부쩍 인도와 가까워지는 모양새”라며 “파키스탄 정부에선 미국에 중재를 요청해도 별다른 결실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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